아름다운 우울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타나 k310(a단조)는 일종의 마약 같습니다. 흔히 어머니의 죽음이 영향을 주었다고 하지만, 거의 같은 시기에 찬란하게 밝은 k309, k311도 작곡한 것을 보면 그것과는 무관한 것 같습니다.
다만 모차르트는 예술적 균형을 위해 밝은 곡과 우울한 곡을 함께 작곡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점이 모차르트를 대단하게도 만들고 때로는 두렵게도 만드는 점이지만, 그는 모친의 시신을 옆에 두고도 밝은 곡을 작곡할 수 있고, 아이의 출산을 보면서도 슬픈 곡을 작곡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하긴 코메디언 빌 코스비도 아들이 사망한 날 세상에서 가장 웃긴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들려주고 있었죠.

결국 위대한 인물은 자연스러운 정서와 감정을 자신의 의식으로 통제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이로써 자신의 내면이라는 가장 막강한 폭군을 통제하게 되고, 진정으로 자유로워 진다는 것이겠죠.

어쨌든 이 a단조 소나타는 모차르트의 여러 작품들 중 가장 어두운 곡이며, 격정적인 곡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구조적 엄밀성, 2악장의 서정적인 칸타빌레, 3악장의 거침없는 격정등은 깊은 감동과 정취를 안겨줍니다.

여기에 다시 피아니스트들 중 가장 정서가 풍부한 디누 리파티의 연주가 더해지니까, 도저히 제 정신으로 듣기 어려운 영혼의 소리가 만들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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