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교감은 또 워 하는 자리일까?

학교장의 권한이 막강함을 지난 번에 살펴 보았다. 그리고 그 막강한 권한이 승진의 욕구가 되는 것이지 결코 교육과는 무관함을 살펴보았다. 그렇다면 교장과 함께 학교에 설치된 교감은 또 뭐하는 자리일까?

법조문을 살펴보면 교감이라는 자리는 참으로 우스꽝스러운 자리임을 알 수 있다. 교감의 지위와 권한에 대해서는 역시 초중등 교육법 제 20조에서 규정하고 있는데, 그 중 2항이 바로 교감에 대한 몫이다.

초중등교육법 제 20조 ②교감은 교장을 보좌하여 교무를 관리하고 학생을 교육하며, 교장이 부득이한 사유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때에는 그 직무를 대행한다. 다만, 교감을 두지 아니하는 학교의 경우에는 교장이 미리 지명한 교사가 그 직무를 대행한다.

이 조문을 따르면 교감은 아무것도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교무를 관리하고 학생을 교육하는 것이 교장을 보좌하는 것으로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즉 "교장을 보좌하고, 교무를 관리하며 학생을 교육한다"가 아니라 "교장을 보좌하여~"라는 것이다. 교무를 관리하고 학생을 교육하는 것은 교장이 하는 것이다. 심지어 동 법 동 조 3항의 "교사는 법이 정한바에 따라 학생을 교육한다."라는 조문과 비추어 보면 교감의 권한은 교사만도 못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법이 정한 바에 따라" 교육한다는 것은 과거 "교장의 명을 받아"를 민주적으로 개정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학교교육과정의 최종 편성권자가 학교장인 이상, 결국 학생 교육의 주체는 교장이다. 다만 학교교육과정위원회, 성적관리위원회 등의 자문기구를 거칠 뿐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자문기구이기 때문에 교장이 전권을 가질 수 있다.

만약 교장이 전권을 휘두르며, 이를 교감과 공유하거나 일부를 할양할 의사가 전혀 없을 경우, 혹은 교장에게 부득이한 사유가 생기지 않는 경우 교감은 "할일이 없고, 권한도 없는"자리인 것이다.

사실 교감이 이런 자리라는 것은 누구보다도 교감들이 더 잘 안다. 교감이 무슨 벼슬인줄 알고 교사들에게 군림하려 들었다가 자신의 무력함을 절감한 교감들은 초보에 속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감이 되려고 교사들이 애쓰는 이유는 현행 교장이 자격증 제이며, 교장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는 교감 자격증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교감은 교장이 되기위해 반드시 거쳐가야 하는 코스이며, 요식적인 절차에 불과하지 결코 어떤 교육적 이유로 소신과 사명을 갖고 일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닌 것이다.

결과적으로 교감들은 자신의 근무평정 성적을 좌우하는 교장의 충견이 될 수밖에 없다. 연세가 지긋해서 교감으로 정년퇴임할 것이 확실시 되는 교감 외에는 교사들의 의견을 수합해 교장과 협의하는 교감을 찾아보기 어렵다. 교감에게 이를 요구한다는 것은 거의 초월적 요구라 할 수 있다. 교감은 교장의 확성기에 불과하다. 한국의 학교는 이런 교장의 확성기를 위해 아까운 교원 정원을 낭비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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