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곬’으로 치닫는 전교조…조직 내부서도 갈등 (경향신문)

경향신문 기사다. 한겨레, 시사인에 이어 경향신문까지 교원평가와 관련한 전교조의 방침에 지지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교원평가 반대는 우군이 없음이 분명해진 것이다. 아, 우군이 있다. 바로 교총이다. 생각해보라. 교원평가의 가장 큰 피해자가 누구겠는가? 늙은 교사 모임인 교총이다. 교원평가 반대같은 집단이기주의의 오해가 가능한 그런 사안에서는 교총을 앞세워야 하고, 개혁적인 사안에서는 전교조가 앞서야 했는데, 포지션이 잘못되어 완전히 교착되고 말았다.(이하 기사)

‘교원평가제’를 둘러싸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갈등을 빚고 있다. 전교조는 일단 논란의 당사자인 현인철 대변인의 사표를 8일 수리해 내홍을 정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시민사회단체들은 “곪을 대로 곪은 갈등이 불거진 것”이라며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발 단은 현 대변인이 지난달 한 시사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사견임을 전제로 교원평가에 찬성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데서 비롯됐다. 현 대변인은 “학교 내에서 학생들은 성적경쟁에 내몰리고 있는데 학부모들은 교원평가를 통해 교사수준을 높이기를 요구하고 있다”며 “이 같은 학부모와 학생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는다면 소통을 거부하겠다는 것 아니냐”고 밝혔다.

전교조가 폐쇄적인 ‘그들만의 리그’로는 지지층을 넓히기 어렵다는 것이다. 전교조는 공식적으로는 정부의 교원평가방식에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7월 서울시교육감 선거 당시 전교조가 지지한 주경복 후보가 낙선한 주 요인도 학부모들이 요구하는 교원평가제에 미온적 입장이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상황은 전교조에 녹록지 않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교원평가는 참여정부 때의 ‘절대 평가’보다 더 강력한 내용으로 법제화가 추진되고 있다. 뉴라이트 계열 단체에서는 ‘상대 평가’를 승진·보수와 연계하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달 말에 확정안을 내놓고 오는 11월쯤 국회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일단 정부안이 확정되면 한나라당이 과반인 국회 통과가 유력하다. 정부와 서울시교육청이 좌파성향의 전교조에 대해 연일 강공을 펴는 점도 이 같은 전망에 무게를 싣는다.

전교조 고위 관계자는 이런 상황 때문에 현 대변인의 발언이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초강력 안이 준비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전 정부의 교원평가제 기준을 논의하는 것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것이다. 2004년 참여정부 안에 대해서도 ‘교원의 승진·퇴출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고 지적해온 전교조로서는 이명박 정부 안은 더욱 ‘논외’ 대상이다. 이 관계자는 “국제중, 영리학교법인 등 이명박 정부의 공격적인 교육정책이 쏟아져나오는 때에 교원평가제를 거론해 조직역량을 떨어뜨린 것은 조직을 해치는 행위”라고 고개를 저었다.

전교조 내에서는 교원평가가 노선 대립의 핵심 현안인 만큼 이번에 합리적인 접점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김정명신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 공동회장은 “학부모들 사이에 교육의 질을 높이는 수단으로 교원평가 도입요구가 있다는 현실을 전교조가 무조건 무시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서울시교육감 선거를 거치면서 교육운동 진영 내에서는 전교조의 역할에 대해 비판이 많고, 정파싸움에 휘말린 전교조가 이제 한계에 달한 것 아니냐는 회의론도 있었다”고 전했다.

학부모단체인 참교육학부모회 윤숙자 회장은 “기본적으로 학생을 위한 교원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힘으로 밀어붙이는 정부와 무조건 반대하는 전교조가 극단적인 대립으로 치달으면 피해를 입는 것은 현장의 학생들”이라고 우려했다.

<최민영기자 m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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