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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7일 세미나 후기

10월 17일 우리 모임의 정기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보울즈 등이 지은 '자본주의 이해하기'의 세번째 부분인, 거시경제 부분을 읽고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이 책은 다른 경제학 교과서와 달리 거시경제 부분에서 중요한 주제로 빈곤과 불평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빈곤과 불평등이 경제 체제 전체에 대해 주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상세한 데이터를 제시하고 있으며, 이 불평등이 다만 소득의 불평등 뿐 아니라 민족, 인족, 성별등 다양한 불평등과 상호작용하고 있는 현상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결국 우리는 이 책의 시종일관한 주제인 "누가 어떤 방식으로 잉여생산물을 가져가는가?"의 문제에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논지를 모았습니다. 즉 자본주의에서 자본, 생산수단을 소유한 사람이 모든 잉여생산물을 독점하고 노동자는 다만 자기 재생산이나 겨우 할 정도의 분배를 받는다는 것, 따라서 절대적 빈곤이 아니라 이런 상대적 불평등의 누적이 자본주의적 분배방식의 정당성 철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업과 인플레이션을 이 지점에서 정치적으로 해석한 부분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자본주의적 분배방식의 정당성 철회를 막기 위해 노동자들은 사실상 끊임없이 노동할 수 밖에 없도록 강제되어야 하며, 실업은 그 강력한 방편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필립스 곡선은 대단히 중요한 계급갈등을 표현하고 있는 셈입니다.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이 부적 상관관계라는 것, 그리고 어느 정도 높은 실업률은 자본가의 강력한 노동강제 수단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인플레이션 율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는(즉 실업률을 높이라는) 통화주의가 어째서 자본가의 이데올로기이며 신자유주의의 핵심인지를 파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논의에 대해 압구정동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그쪽 아이들의 입장에 서서 가상의 반론을 제시하셨고, 거기에 대한 재반론이 이어지면서 흥미로운 토론이 계속되었습니다.

다음 달 모임은 11월 21일에 하기로 하였으며, 1)도덕론자로서의 아담 스미스 다시 읽…

샌 프란시스코... 히피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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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맥켄지(Scott McKenzie)의 아름다운 노래 [San Francisco].팝 애호가가 아니더라도 이 노래만큼은 잘 알 것이다. 예전에 TV에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애인]이라는 연속극에 삽입되어 뒤늦게 국내 음반계에 선풍적인 인기를 몰고 왔던 음악이기 때문이다. 아마 [애인]은 이른바 불륜을 소재로 한 최초의 연속으로서 당시 안방극장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극중에서 두 주인공(황신혜, 유동근 분)이 만나는 장면에서 이 노래가 흘러나왔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이 노래가 그렇고 그런 사랑타령을 주제로 한 팝음악인 줄로 알지만 노랫말이나 이 노래가 생겨난 배경은 전혀 그렇지 않다.이 노래의 원제목은 [San Francisco, Be Sure To Wear Some Flowers]인데, 샌프란시스코에 갈 때면, 왜 꽃을 머리에 달라는 지가 궁금해진다. 사실, 이 꽃 이야기는 팝 음악사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위의 노래가 발표된 시기는 1960년대 말이었다. 이 시기는 마르틴 루터 킹이나 말콤 X를 필두로 한 흑인 민권 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었으며, 미국이 명분 없이 개입한 베트남전쟁 때문에 젊은이들 사이에서 기성세대에 대한 강한 불신과 반항심이 고조되고 있던 때였다. 청년들의 이유 있는 반항은 학생운동과 히피즘으로 표출되는데, 학생운동의 진원지라고 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샌프란시스코 근교에 위치한 버클리대학이다.1)그리고 통기타, 청바지, 장발 그리고 오토바이 질주로 대변되는 히피즘(hippism)도 샌프란시스코의 헤이트 애쉬베리(Haight-Ashbury)에서 생겨났다. 애쉬베리는 일종의 슬럼지구로서, 당시 젊은이들이 그들의 고뇌를 예술로 표현하기 위해 창작활동에 몰두하던 곳을 말한다. 올리버 스톤의 영화 [도어즈]에서 짐 모리슨(발 킬머 분)이 여자 친구(멕 라이언 분)를 맨 처음 만나게 되는 장소가 바로 헤이트 애쉬베리이다.히피(hippie)하면 보통 광란의 오토바이 폭주족(Easy Rider2))을 떠올리게 …

일제고사의 해악성, 철학적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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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어가기 앞서 : 한국사회의 교육 자화상
<에피소드 -1>“놀이터여, 안녕 Farewell to My Playground!"
헤밍웨이 원작의 영화제목 “무기여 잘 있거라, A Farewell to Arms"를 연상케 하는 이 화두는 영화가 아닌 TV 광고 제목이다.새 학년도가 시작되는 3월을 맞아 어린 아이는 놀이터를 향해 “잘 있거라, 나의 친구 놀이터야” 하며 담담한 표정으로 손을 흔드는데, 그 장면의 배경음악으로는 가수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가 흘러나온다. 스무 살 청년이 군인 갈 때처럼, 미래에 닥쳐올 난관을 이겨내기 위해 자기 생애의 그 어느 때보다 특별한 준비자세가, 다름 아닌 코흘리개 초등 1학년생에게 요구 된다”는 것이 이 광고가 던지는 메시지인 것이다.옛 성현께서는 "배우고 익히면 때론 즐겁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 하셨는데, 어떻게 이 사회에서는 '배움의 여정'이 무거운 짐을 지고서 멀고도 험한 길을 가는 고역으로 각인되어 있는가? 그 광고는 조금도 과장이 아니어서 실제로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순간 아이도 아이의 엄마도 비상체제에 돌입하는 것이 우리네 현실임에 틀림없다.
<에피소드 -2>몇 해 전, 필자가 초등학교2학년 담임할 때, 착실한데도 숙제를 잘 해오지 않는 아이가 있었다. 왜 그런가 알아보니, 학원에서 숙제를 너무 많이 내주는 것이었다. 어떤 숙제인가 하면, 학원에서 사용하는 문제집이 있는데 그 문제를 하루에 50문제 정도씩 풀어가야 한다고 한다. 세상에... 초등2학년 [슬기로운생활] 한 과목에 200문제씩 담겨져 있다. 대부분 아래와 같은 문항들이다.
문제) 다음 중 우리가 옷을 입는 이유로 잘못된 것은?1)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2) 땀을 흡수하기 위해 3) 추위를 막기 위해 4)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해
정답은 4번이란다.도대체 말이 되는가? 고객의 입장에서 옷 고를 때 고민하는 주된 이유가 뭔가? 패션 디자이너가 4)번에 대해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