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히 짜증나는 원자력 발전소 사고 보도

일본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보도하는 우리 언론의 태도가 좀 이상하다. 어떤 면에서는 호떡집에 불난 한국 언론의 전형적인 특징을 보여준다고나 할까? 오히려 일본보다 한국에서 더 큰 일이 일어난 것 같다. 게다가 여기에 과학자나 공학자까지 데려다가 인터뷰 형식으로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렇게 불안을 증폭시키는 이유가 뭔지, 혹 뭔 음모라도 있는게 아닌지 의심이 갈 지경이다. 그러는 와중에 스리슬쩍 최시중은 넘어가고 장자연은 잠복하고.....

한국식 원전 보도를 가상으로 재구성 해 봤다.

기자(아주 격앙된 목소리로): 지금 일본인들은 공황상태.... 방사선 수치가 기준치의 3000배, 5000배... 이대로 가면 체르노빌 대 참사.... 폭발을 향해 가고 있는거 아니냐..... (이러면서 마구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앵커(긴박한 목소리로): 현지 외국인들이 탈출이 시작되었다면서요?....

(이런식의 이야기가 오간다. 이렇게 오가는 뉴스를 하루에 몇번씩 일주일째 봐야 한다. 돌아버리겠다는 생각이 들때쯤 전문가를 모신다)

앵커: 박사님 모셨습니다. 그런데 박사님... (단도직입적으로)원자로가 폭발할까요?
박사:(황당~~~ 과학자들은 이렇게 극단적인 질문에 익숙하지 않다) 지금으로선 뭐라고 단정지을 수 없고, 아직 내부 데이터가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확답을 드릴수는 없습니다만, 직접적인 핵폭발까지 갈 가능성은 적지 않나(전형적인 과학자의 답변... 확률적 대답... 그러나 앵커는 이것을 이용한다)
앵커: 아, 그러니까 폭발할 가능성도 있단 말씀이시죠?
박사: (과학자 스럽게) 여러가지 변인들을 고려해 봐야겟지만,,, 최악의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도 완전히 닫아둘수는 없습니다.
앵커: (이미 폭발의 확률이 적어도 있다는 답을 들었으니 바로 들이대는 말투로) 만약 폭발이 일어나면 어떻게 되죠?
박사: (여기서는 확신을 가지고 대답. 가능성이 아니라 이미 조건이 주어진 상태에서의 현상을 물어 본 것이니) 원자로가 폭발했을 경우의 상황을 자세히 설명
앵커: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되면 결국 이 인터뷰는 1) 만의 하나 폭발할 수 있다. 2) 폭발하면 우린 모두 시망이다. 이런 분위기로 마무리 되는 셈이다. 확신을 가진 질문자와 과학자다운 조심스러운 답변의 조합이랄까? 간교한 언론인이 순진한 과학자를 이용한다고 할까? 어쨌든 자꾸 공포심을 조장해서 시청자를 붙들어 매려는 선정성에의 욕구가 우리나라 언론사의 본능인 모양이다.

이제 이런 식의 보도 정말 짜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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