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과 스마트 폰

교사들은 대체로 정보화 기기에 대해 적대적인 경우가 많다. 사실은 새로운 것에 대해, 특히 자신들은 잘 못다루고 학생들이 더 잘 다루는 기기에 대해 적대적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그런 기기들을 사용하는 것은 대체로 일탈 내지는 통제되어야 할 일이 된다.

하지만 이미 시대가 그런 시대다. 적대하거나 통제하기보다는 활용해야 할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모바일 기기다. 이제는 단지 전화가 아니니, 그냥 모바일 기기라고 할 수 밖에 없다.

학교가 송파구라서 그런지 모르지만 한 반에 스맛폰이 대여섯대 씩은 있다. 물론 수업시간에 전화벨이 울리거나 문자질을 하는 짓은 규제되어야 한다. 하지만 저 값비싼 기기들을 그냥 놀리는 것은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업시간에 교사에 의존하지 않고 정보의 바다에 직접 뛰어들어 지식을 구성하는 경험을 시키자고 버리는 컴퓨터 여섯대 조립해서 사용해 왔다. 그런데 그것보다 더 간편하게 정보를 찾을 수 있는 도구가 여섯대 더 있는데 놀릴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 사회과 교실에 USB 와이파이를 설치했다. 유선으로 인터넷에 연결된 컴퓨터에 설치하면 그 컴퓨터를 이용해서 AP를 발생하는 장치다.

2만원도 안되는 물건이지만 그 용도는 참으로 훌륭하다. 우선 여기서 이렇게 넷북으로 글을 쓰는 것도 저놈을 통해서다. 하지만 더 좋은 용도는 이제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스맛폰으로 즉시 검색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8명 중 스맛폰이 1~2대씩 할당되게 조편성을 했다. 장차 그림을 그려서 사진을 찍은 뒤 그걸 활용하는 수업을 할 것이기 때문에 스맛폰은 이래저래 유용하다. 그리고 경제사의 각 시대를 할당해서 조사하게 하였다. 내가 제공한 자료만으로도 충분히 이해가 되면 그걸로 그만이고, 더 알고 싶으면 컴퓨터나 스맛폰을 이용해서 검색하도록 했다. 만약 교실마다 태블릿이 한 열대씩 있으면 더 좋았을 것이란 생각도 든다(다 깨 먹으려나?)

몇몇 학생들이 와이파이 설정을 잘 못해서 폰을 들고 와서 와이파이를 잡아 주었다. 아이폰은 잘 못다뤄도 안드로이드는 떡주무르듯 하기에....(나는 넥부심을 가진 사람이다) 어플도 몇개 설치해 주고, 검색 팁도 가르쳐줬다. 순정 브라우저가 자꾸 캐쉬 잡아먹어서 저장공간 부족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돌핀 브라우저 사용하는 것도 가르쳐줬다. 엥? 이게 사회시간인가 기술시간인가?

어쨌든 스맛폰을 활용하니 수업 속도가 훨씬 빨라졌다. 조그만 폰 하나에 여덟명의 건장한 청소년이 달라붙어서 콩알같은 글씨를 보며 자료를 찾는 모습은 코믹하지만, 어쨌든 기존의 6대 +6~7대의 컴퓨터가 더 생긴 샘이니 순식간에 기초자료와 콘셉을 잡고 다음 단계로 넘어들 가고 있다.

이런... 자기주도 학습 좀 더 시키면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려 했더니만.... 저 작은 안테나 하나가 가져온 변화가 작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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