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에 신상을 다 밝힌 이유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제 블로그는 익명 블로그였습니다. 하지만 4월부터 아예 프로필의 저의 실명과 주요 경력을 모두 밝혀 놓았습니다. 여기에 대해 반응도 가지가지입니다. 그 중 가장 괴이한 반응은 "웬 자랑질이냐?" 라는 반응인데, 조금 이해하기 어려운 반응입니다. 아마도 서울대학교와 박사학위 가지고 그러는 모양인데, 글쎄요...

예를 들면 **대학교 **학과 홈페이지에 가 봅니다. 거기에 교수진 소개가 있죠. 거기에는 교수들의 약력이 쭉 나옵니다. 물론 그 중 상당수가 서울대+유학+박사입니다. 그런데 그 홈페이지를 보고 "웬 자랑질이야?" 라고 말하는 사람은 하나도 찾아 본 적이 없습니다. 그 분들이 정말 자랑질 하려고 그렇게 써 놓은것일까요? 당연히 그냥 자신의 경력을 드라이하게 나열했을 뿐입니다. 그러니 내가 프로필에 경력을 써 놓았기로서니 그걸 자랑질로 보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내 문제가 아니라 그 사람의 문제일 것입니다.

경력을 "서울에 있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사범대학에 진학했다. 대학원을 8년간 다녔으며 현재 교사다." 이렇게 써야 만 만족할런지... 간혹 서울대학 출신중에 저자약력 등을 저렇게 쓰는 분들이 계시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러는거야 말로 서울대 신비화에 일조하는것임을 왜 모르시는지... "그 이름을 그냥 이름으로 부를때" 그 이름의 신비와 권력이 무너지는 것입니다.

그건 그렇고 그럼 왜 갑자기 프로필을 공개했는가? 그 이유를 이렇게 정리합니다.

1) 이미 필명이 실명처럼 알려져서 익명 블로그의 의미가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그전에 얼음집 운영할때 "부정변증법"이란 필명을 가지고 여러 뉴라이트 등등은 손쉽게 제 실명, 소속 등을 알아냈습니다. 그러면서 참 입에 담기 어려운 문자 테러도 당했죠. 게다가 제 저서들도 있기 때문에 저의 경력 알아내는 것도 아주 쉬운 일이었습니다.

2) 그래서 아주 대 놓고 밝히기로 했습니다. 나, 이런 사람이니까 뒷담화 하지 말고 할 말 있으면 대 놓고 해라 이런 강력한 메시지입니다. 어떻게 보면 꽤 화려하다 할 스펙을 그대로 밝혀 놓은 것은 이런 공식적 지위에 약한 수꼴, 뉴라이트들에게 엄중한 경고의 의미를 담았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나 만만치 않으니까 덤비려면 각오해라 뭐 이런 거죠. 진보진영 분들은 이런 공식적 스펙앞에 위축되지 않으며, 또 쿨하고 당당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별 상관 없고요.

3) 게다가 진보교육감에 대해서도 비판하는 글을 쓰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비판에는 책임이 따라야 하는 것이며, 어차피 금방 알아낼 필명 뒤에 숨어서 비판하는 것은 온당치 않아 보였기 때문입니다.

이런 등등으로 인해 필명이 아니라 실명으로 블로그질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실명으로 블로그질을 하기 위해선 키배가 없는 고요한 곳에서 운영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이 한적한 블로그스팟에 둥지를 튼 것입니다.

간혹 오해하는 분들이 있어서 글 남깁니다. 내가 자랑질을 할거면 하루 1000명씩 방문하던 블로그를 접고 하루 100명 방문하는 곳에 와서 이러겠습니까? 거기서 자랑질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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