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소녀의 재주

나의 아프고 고통스러웠던 학창시절을 떠오르게 만들어서 바라보기가 무척 괴로운 학생이 있습니다. 학생들이 천재소녀라고 부르면서 경원시하는 아이입니다. 딱히 다른 아이들이 따돌린다기 보다는 본인이 다른 아이들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게 버릇이 된듯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애"가 아닌 것은 아니기에 때로 몹시 쓸쓸해하기도 합니다. 아마 더 어렸을때는 다른 애들이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고 괴롭히거나 했을 것입니다. 중학교 들어와서 "점수", "등수"가 나오니까 어쩔수 없이 그 자리를 인정해 줄 뿐이겠죠.

하지만 소위 "잘하는 애들" 역시 이 아이를 그룹에 넣어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조별활동을 하면 대개 가장 소극적이고 비활동적인 애들을 데리고 활동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 아이는 다른 조원들의 정말 암담한 작품들을 가지고 포샵질로 환골탈태 시켜 놓았습니다. 왼쪽에 있는 그림이 조원들이 그린 대충 작품들, 오른쪽이 이 아이가 컴퓨터로 바꾸어 놓은 그림입니다.




그 밖에도 소설도 쓰고, 작곡도 하는 아이입니다. 수학을 아주 싫어해서 전혀 공부를 안해서 50점대를 받는데도 반에서 2등 정도는 유지합니다. 마치 나의 청소년기를 보는듯하여 그 시절의 아픔까지 고스란히 재생됩니다. 내가 수십년 전의 아픔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을줄은 미처 생각도 못했습니다. 수업시간에 이 아이를 보는 것은 즐겁기도 하면서 또 너무 버거운 경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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