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과 이별하며


오늘 우리반 아이들과 이별하게 되었습니다. 아, 해직 되거나 그런거는 아니고요, 오히려 우수교사 연구년제 대상이 되었습니다. 이게 뭐냐 하면 전교조가 그토록 반대했던 교원평가의 상벌 중 상에 해당되는 겁니다. 교원평가 결과가 매우 나쁜 교사는 특별연수를 받고, 매우 우스운 교사는 특별휴식년을 받는 것입니다. 휴식년이라 하지만 이번에는 6개월입니다. 참 우습죠? 아마 전교조 선생들 확 솎아낼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만든 제도일텐데, 실제 연구년제 선생님들 모였을때 느낌도 대부분 조합원이거나 조합원 성향의 분들이었습니다. 이분들이 열정을 가지고 학생들을 대하고 학생들의 인권을 존중해 주기 때문에 만족도 평가가 높게 나왔던 것이죠. 이 사실을 알면 이주호가 교원평가 폐지할까요? ^^ 아무리 간이 부어도 학생만족도 폐지하고 교장이 교원평가하라는 식으로 퇴행은 못할테니...


8월 24일 이 사실을 미리 알릴까, 아니면 오늘 알리고 내일부터 나오지 말까 고민하다가 정공법을 택해서 8월 24일에 미리 알렸습니다. 아이들의 슬픔은 이루 말할수 없었고, 그게 너무 가슴이 아파서 이걸 철회하느게 옳지 않을깍 고민도 했습니다. 심지어 곽교육감 사건이 터지자 몇몇 아이들은 교육감이 짤리면(그럼 모든 인사조치가 무효가 된다고 생각한 모양) 우리 샘 안가도 된다는 희망사항까지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 아이들 마지막 날에 오히려 의연한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슬픔을 딪고 도리어 자기들을 사랑하고 자기들이 사랑했던 담임의 특별한 행운을 축하해주는 성숙함도 보여주었습니다. 이런 의연하고 기특한 모습에 내일부터 아이들과 떨어진다는 나의 부담과 미안함도 사그라들었습니다.


이제 저는 한학기 정도 학교를 떠납니다. 학교 밖에 학교를 좀 관찰도 하고, 또 그 동안 미루어 두었던 책과 논문도 마무리 할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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