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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제 경제는 어디로 가나?글로벌 위기, 그리고 각하


이미 석달전에 주식과 관련한 모든 거치식 펀드를 처분하였고, 오늘은 위험이 분산되니 오래 붙들고 있으면 결국은 이익이라는 적립식 펀드도 몽땅 처분하였다. 남은 것은 이제 적립식 인덱스 펀드 뿐인데, 이건 아직 들어간 돈이 400만원 정도라 그냥 남겨 두었다.

아, 이런 얘기 하니까 "아니 자칭 진보에 좌빨이 웬 펀드?" 이런 말이 막 들리는 듯 하다. 그런데 이건 참 웃기는 얘기다. 진보는 호갱으로 살아야 한다고 누가 정해 놓았나? 남보다 검소하게 살다 보니 돈이 남고, 남는 돈을 달리 둘 데가 없으니 알뜰하게 관리 했을 뿐이다. 게다가 재테크라는 것 자체가 자본주의에 대한 불신에 기초하고 있다. 자본주의를 신뢰하는 우파라면 당연히 장래성 있는 기업에 투자한 다음 오랫동안 이윤을 분배받는 길을 선택해야 한다. 설사 경제가 어려워 지더라도 시장의 힘을 믿으며 굳세게 버텨야 한다. 하지만 나 같은 좌파는 시장을 기본적으로 믿지 않고, 자본주의를 불안정하다고 보기 때문에 피땀흘려 모은돈이 한번에 훅가지 않게 하려고 골머리를 썩히는 것이다.

어쨌든 나는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잘 믿지 않고, 언제든지 위기가 찾아온다고 보기 때문에 늘 각종 경제지표를 예의주시하며 대피 타이밍을 잡으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IMF, 2008년 금융위기때도 큰 피해 없이(겨우 25% 손절매.. 반토막 속출에 이 정도면 선방) 넘어갔다.

그런데 이번에는 뭔가 상당히 불길한 조짐이 있었다. 2008년에는 미국의 주택대부조합이 파산하면서 온 세계가 출렁거렸다. 그리고 이 금융권을 진정시키기 위해 각국 정부들은 엄청난 돈을 쏟아 부었다. 은행들 입장에선 꿩먹고 알먹는 장사다. 국민 세금을 자기들 영업부실을 메우고 있으니. 이거야 말로 "대마"임을 내세워 "불사"를 요구하는 것 아닌가?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은 "자본주의 시장경제"임을 내세워 정부의 통제를 거부했다는 것이다. 즉 아무것도 해결된 것 없이 그냥 정부만 엄청난 손실을 본 것이다.

그러니 이 위기의 사이클이 정부로 튈수밖에 없는 것이다. 복지 망국? 복지 포퓰리즘? 다 개소리다. 이건 전부 그 잘난 시장경제의 보이지 않는 손 수리하다가 이렇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제 정부까지 한계에 이르렀다.

만약 정부들이 파산한다면? 미국 정부는 겨우 위기를 모면했지만,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도 모면할 수 있을까? 프랑스까지도 살짝 불안한데? 설사 모면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정부 지출의 대폭 축소를 의미하는데, 그건 승수효과를 감안하면 엄청나게 경기가 위축될 것이라는 뜻이다. 게다가 2008년에는 중국과 동남아시아가 넙죽넙죽 충격을 완화하는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신흥국 경제도 과열되어 인플레이션이 우려되고 있다.

2008년에는 미국이 세계에 신용위기 서비스를 하더니 이제는 유럽차례다. EU는 미국보다 더 큰 세계 최대의 경제권이다. 여기서 사단이 난다면 그 여파는 메가톤일수 밖에 없다. 그런데 EU경제는 의외로 허술하다. 통합했다고는 하지만 통화만 통합되었을 뿐 사실상 각 나라들은 여전히 독자적인 경제로 남아있다. 그래서 각 나라마다 경제 상황이 상당히 다르지만 단일 통화를 사용하기 때문에 각국의 중앙은행은 통화정책을 통한 경제조정권한을 상실했다.

예컨대 EUR이전이라면 독일은 수출을 너무 많이해서 흑자가 누적되면 경기과열을 조정하기 위해 마르크화의 통화량을 줄이는 정책을 펼 것이다. 이렇게 되면 마르크화의 가치가 올라가면서 경기가 가라 앉고 독일의 흑자는 줄어들고 균형을 이룬다. 반면 그리스가 큰 적자를 보았다면 그리스 정부는 드라크마 화의 통화량을 늘릴 것이다. 그럼 드라크마화의 가치가 떨어지고 수출이 늘어나고 경기가 살아나며 그리스의 적자도 줄어들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단일 통화를 사용하고 있다. 독일 정부도, 그리스 정부도 유로화를 늘리거나 줄일 권한이 없다. 그럼 어떤 일이 일어날까? 독일이 흑자가 누적된다. 그런데 물가는 유로화의 총 통화량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물가가 올라가지 않는다. 다만 유로화가 있는 위치가 유럽의 다른 나라에서 독일로 옮겨갈 뿐이다. 돈이 부산에 몰려 있다가 서울로 몰려온다고 원화 가치가 변하는 것이 아닌 것과 같다. 따라서 독일은 경기를 냉각시킬 이유없이 끝없는 흑자행진을 계속할 수 있다. (독일의 연간 경상수지 흑자는 1700억 달러에 달한다. 무역액이 아니라 흑자만! 수출은 무려 1조5천억 달러... )

독일의 무역은 대부분 유럽 역내 무역이다. 따라서 독일이 엄청난 흑자를 보고 있다는 것은 유럽 어느나라에서 유로화가 엄청나게 빠져나와 독일로 가고 있다는 뜻이다. 그들이 바로 PIGS(포루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와 동유럽 국가들이다. 이들은 모두 독일과 같은 통화를 사용하기 때문에 경상수지 적자가 누적된다는 것은 외환이 빠져나가는 것이 아니라 지금 쓰는 자국통화가 독일로 빠져나간다는 뜻이다. 따라서 이건 고스란히 경기 침체로 이어진다.

옛날 같으면 이들 나라들은 통화량을 늘려서 문제를 해결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독일과 같은 통화를 쓰고 있다. 그러니 이들 나라가 취할 수 있는 방법은 통화정책을 포기하고 재정정책을 펴는 것이다. 즉 정부지출을 늘려서 시중의 모자라는 돈을 채우는 것이다. 그런데 국채를 발행한다고 한들 이미 독일로 빠져나간 유로화를 어떻게 국채와 바꾸겠는가? 결국 이 국채는 독일로 넘어간다. 간단히 말하면 독일 때문에 엄청난 적자를 본 나라들이 경기 유지를 위해 재정지출을 늘리고, 이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이들 나라의 정부는 독일에게 채권을 판매한 뒤 독일로 흘러갔던 유로화를 되찾아 온다. 진짜 경제통합을 했으면 이게 경기도 돈 끌어나가 전라도에서 쓰는 수준이라야 하는데, 그게 그렇지가 못한 것이 바로 유럽경제의 취약점이다. 같은 경제권 그러나 다른 나라.... 게다가 독일인들이 그리 너그러운 종족이 아니다. 독일은 절대 남유럽, 동유럽 국가들에게 호갱 노릇을 할 나라가 아니다. 이자 1원이라도 기어코 받아가는게 독일인의 스타일이다.

그래서 내 눈은 시종일관 독일을 노려보고 있었다. 독일이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남유럽, 동유럽에게 통큰 지원을 하는가 마는가. 음, 결론은 "통큰 지원을 하겠다는 통큰 약속"이었다. 지원이 아니라 지원의 약속. 이것을 확인하는 순간 나는 나의 모든 펀드를 환매할 수 밖에 없었다. 물론 이 예측이 빗나갈수도 있다. 그럼 잘된 거고.

문제는 우리나라다. 세계 경제가 어려워 지는건 그렇다 치고, 문제는 우리가 그 펀치를 고스란히 얻어 맞는가 아니면 좀 덜 세게 맞는가이다. 그러자면 세계에서 한국경제를 어떻게 봐주는가 하는 것이 결정적이다. 이게 무슨소린고 하니 한국에 투자된 글로벌 자금이 고위험 고수익을 노리고 들어온 것인가, 아니면 안정적 투자를 위해 들어온 것인가가 문제라는 것이다. 개인들도 경제 전망이 어두워지면 포트폴리오를 변경한다. 성장형 펀드를 깨고 국공채 등 안전 자산에 투자한다. 따라서 이런 글로벌 경제위기 조짐이 보일때는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나라는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나라보다 펀치를 덜 맞는다.
이게 2008년 미국 때문에 시작된 경제위기임에도 온 세계 자금이 미국으로 투자된 이유다. 미우나 고우나 가장 안전한 자산은 미국에 투자하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 엔화가 미친 존재감을 과시하며 1원당 15원까지 기어 올라간 이유도, 지진이 났건 방사능이 났건간에 일본은 안전자산으로 분류된다는 뜻이다. 지금 유럽이 흔들리고 있는 판에 국제 투자자들이 투자할 곳이 어디겠는가? 미국, 일본일수 밖에.

그럼 우리나라는 어떤 대접을 받을까? 유감스럽게도 그리 큰 신뢰는 받지 못한다. 게다가 그 신뢰를 무너뜨리는 사건들이 일어났다. 우선 저축은행들의 대규모 영업정지 사태가 있었다. 뱅크런이 있었네 없었네 말들이 많았지만, 토마토2 같은 경우는 명백히 뱅크런이 있었다. 내가 사는 동네에도 제일저축은행이 있어서 아침부터 험한 표정의 사람들이 수백명씩 몰려오는 광경을 보았다. 그런데 이 중요한 사태를 주요 언론은 거의 중요하게 다루지 않는다. 유일하게 한겨레 신문만 3면에 걸쳐 이 사건을 다루었다. 금융당국은 앞으로 추가 영업정지는 없을 것이라고 못을 박았지만 그 말을 믿는 사람은 없다. 때마침 제일저축은행2 은행장이 자살까지 했다.

문제는 은행의 부실이 아니다. 이들 저축은행들이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불량 대출, 낙하산, 청탁의 지배를 받고, 심지어는 금융인 최대의 죄악이라 할수있는 내부자 거래의 흔적까지 보인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들을 감독해야 할 금융감독기관이 도리어 이들과 공생하고 있다는 흔적까지 보인다. 결국 금융감독 당국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이건 금융의 사망을 뜻한다. 은행은 20% 미만의 지급준비율만 유지한체 돈을 굴리는 곳이다. 즉 예금자들 중 4/5는 당장 예금한 돈을 몽땅 인출하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제하에 남의 돈을 굴려서 돈을 버는 곳이다. 그리고 예금자들중 4/5는 자기들 돈이 안전하게 보관되고 있다고 믿기 때문에 은행에 와서 돈을 다 찾아가지 않고 두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이 돈이 불투명하고 편법적인 방법으로 불량채권에 투자된다면? 이건 은행의 끝을 뜻한다. 불신과 불투명성. 이 두 단어가 나오는 순간 나는 엄청나게 불행한 예감에 사로잡힐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대통령 각하께서 결코 잊을 수 없는 추석 덕담을 하셨다. "물가가 자꾸 올라간다는데, 대책은 씀씀이를 줄이는 것이다."라는 취지의 말씀이었다. 이걸 다른 말로 옮기면 "한국정부는 인플레이션을 통제할 어떠한 정책적 수단도 가지고 있지 않다."란 말이 된다.

물가가 올라간다는 것은 인플레이션이 진행된다는 것이고, 인플레이션의 일반적인 공식은 다음과 같다.


이걸 한국말로 풀어보면 인플레이션은 1)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물가가 오를 것이라는 사람들의 심리), 2)수요충격(총수요량이 늘어나면서 물가 상승), 3)통화충격(통화량이 늘어나면서 물가 상승), 그리고 4) 공급충격(공급량의 급감으로 인한 가격 급등) 때문에 일어난다. 그런데 가카 말씀에 따르면 최근 우리 나라의 물가상승의 원인은 "씀씀이" 때문, 즉 수요충격 때문이다. 음.. 총공급이 너무 많아서 인플레이션... 이건 경기가 호황이다 못해 과열될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과연 지금 한국 경제가 총수요가 너무 많아서 물가가 오를 지경이라는데 동의할 사람이 얼마나 될지 매우 궁금하다.
한 나라의 경제를 총책임지는 대통령이 이렇게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를 하고, 심지어 정책적 수단 대신 국민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사실상 gg를 치면 대체 어쩌겠다는 건가? 이렇게되면 안그래도 낙엽만 굴러도 소스라칠 상황인데 투자자들은 한국을 빠져나갈 궁리만 하는 것이다. 그리고 돈 빌려준 나라들은 빨리 갚으라고 성화일 것이고. 벌써 이탈리아, 프랑스가 돈 갚으라고 나대기를 치고 있다.

심지어 가카는 "내 임기때 두번의 경제위기가 와서 다행"이라고 했다. 기가 막힌 자화자찬이다. 그러니 이 말은 "경기 침체는 모두 내탓이 아니라 글로벌 위기 탓이고, 그 중 우리는 좀 덜 맞은 편이다, 내 덕분에" 이런 뜻이다. 기가 막히다. 사실은 그 반대임을 안 맞아도 될 매까지 맞아왔음을, 그리고 2008년 위기가 정리되고 짧은 호황기가 왔을때 홍콩, 대만, 싱가폴 등 경쟁국에 비해 그 과실도 훨씬 적게 맛봤음을 증명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이런 식의 드립질은 계속해서 우리나라에 대한 신인도(가카 용어로 국격)를 돋게 한다. 제발 자제했으면 좋겠다. 이미 가카는 경제에 대해 아는게 없음이 증명되었다. 가카가 배운 경제는 거시경제가 아니라 초미시경제(나 한 사람의 복리를 따지는)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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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m.khan.co.kr/view.html?artid=20161021204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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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6월 항쟁 (1) 1980년대의 전형적인 가두시위와 폭력 시위가 발생한 원인

이제 나도 어쩔수 없이 젊은이들로부터 "옛날 얘기 해주세요" 소리를 듣는 세대가 되었습니다. 그 현실을 기꺼이 받아들이며 할 수 있는 역할을 하겠습니다. 1987년 6월 항쟁과 2016년 11.12를 비교하는 기사들을 보고 그 시대에 태어나지 않았거나 어린이였던 분들이 많이 궁금해 하시니, 그 시절로 돌아가서 최대한 기억을 소환해서 적어 보겠습니다.

그 당시 시위가 폭력적이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11.12일에 일부 과격분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모여서 폭력으로 저지선을 뚫고 행진하는 그런 폭력이 아니었습니다. 1987년 당시 시위대의 폭력은 매우 처량한 폭력이었습니다. 경찰의 저지선을 돌파하기 위한 폭력이 아니라 시위를 하기 위한 10여분의 시간을 벌기 위한 폭력이었으니까요. 이걸 이해하려면 당시의 가두시위(가투)의 양상을 알아야 합니다.

그 시대에는 집회신고 이딴거 없었습니다. 시위는 신고제가 아니라 허가제였으며, 당연히 도심의 시위는 허가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모든 시위는 불법시위였습니다. 그래서  그 시절의 가두투쟁은 철저히 "비선"을 통해 조직되었습니다. 이런 식입니다. 난 NL이 아니라 PD였으니, 조직 단위의 이름은 PD기준으로(1987년에는 CA)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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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시민은 책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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