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님의 석방을 가정하여 몇 말씀 올립니다

안녕하십니까? 이 글은 교육감님의 보석을 가정하고 작성하는 글입니다. 만약 보석을 받지 못하시면 보지 못하시겠죠. 사실 그렇게 되면 어차피 서울교육혁신이 기나긴 암흑기로 들어서는 셈이니 이 글도 쓸모가 없어지는 셈입니다. 그럴 일은 없어야겠죠.

교육감님은 한 달동안 교육혁신의 짐을 잠시 내려놓고 쉬셨다고 했습니다. 이제 나오셨으니 그 짐을 다시 지셔야 하며, 그 동안 내리놓으셨던 것만큼 곱배기로 더 지셔야 합니다. 게다가 앞일을 알 수 없으니 더 많이 더 빨리 지셔야 합니다.

1. 임기가 몇 달 안 남았다고 가정하십시오.

단적으로 저는 대한민국 사법부를 더 이상 믿지 못합니다. 교육감님이 아무리 떳떳해도 유죄판결이 날 가능성은 언제든지 열려있습니다. 11월 24일까지 변론이 완료니까 1심 판결은 12월 중에 있겠고, 이런 속도라면 내년 6월까지 대법 판결이 날 가능성이 큽니다. 일단 최악의 경우를 상정하여 내년 6월까지가 임기다, 아니 심지어는 1심 판결과 함께 법정 구속될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셔야 하니다. 그렇다면 교육혁신을 더 이상 되돌릴수 없는 초석 정도는 만들어 놓으셔야 하며, 그 속도는 보수세력들이 상상도 못할 정도로 빠르고 과감해야 합니다.

2. 언론과 진보진영의 눈치를 보지 마십시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조중동은 물론 한겨레 경향마저도 신뢰할 수 없음을 확인하였습니다. 진보진영의 여론도 얼마나 걍팍한지 확인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옳다고 생각하시는 일을 수행하면서 좌고우면하실 필요 없습니다. 조중동의 언론플레이, 이제 더 당할 수위도 없습니다. 마음대로 지껄이라고 하십시오. 그냥 돌아볼 것 없이 단숨에 밀어 붙여야 합니다. 적어도 교원업무 정상화와 교육청 및 학교 민주화 만큼은 저쪽에서 미처 손쓸 새도 없이 밀어 붙여야 합니다. 그리고 교육청 민주화를 위해 교육전문직 기수서열을 파괴하는 유연한 팀제 등의 조직 개편을 거의 혁명아니냐 소리 나올 정도로 실시해야 합니다. 기수가 파괴되어야 개혁적인 장학사, 장학관들이 제 목소리를 냅니다. 그리고 개혁적인 장학사, 장학관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교육혁신은 제대로 추진될 수 있습니다.

3. 핵심적인 혁신 인력을 무리한 인사를 통해서라도 배치 시키십시오

교육감님이 건재하신 동안에도 보수적인 관료들의 견제를 뚫고 사업을 성사시키기가 어려웠습니다. 보좌관들은 정식 집행라인이 아니며, 파견교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미우나 고우나 장학관, 장학사들이 문서를 작성해야 교육혁신 사업이 추진되는 것입니다. 결국 장학사, 장학관 중에 믿을 사람이 있어야 하고, 없으면 만들어서 밀어 넣어야 합니다.
한 두명은 바로 고립되니 대여섯명 쯤 요소요소에 밀어넣어야 합니다. 전북교육감처럼 장학관 임용권을 가지고 밀어버려야 합니다. 정책기획, 혁신학교, 문예체, 교육연구, 교육연수 적어도 이 정도를 책임질 인물들을 조중동이 뭐라뭐라 하더라도 장학관으로 임용해 버리셔야 합니다. 만약 장학사, 관들이 반발한다면 3년 뒤에는 다시 학교에 교사로 돌아간다는 서약을 받으면 됩니다. 그리고 3년 장학관으로 고생한 뒤 평교사로 돌아가겠느냐고 물어서 그럴 사람들을 찾으셔서 임요하십시오. 조중동이 코드인사 어쩌구저쩌구 해도 싹 무시해야 합니다.

4. 진보교육 진영의 가지치기를 하십시오

지금 혁신학교 사업은 질식하고 있고, 문예체 사업은 표류하고 있습니다. (그 자세한 내막은 공개적으로 말씀드리기가 어렵습니다). 그리고 이 둘 모두 보기에 그럴듯하게 보여주는 것으로 공치사를 하려는 몇몇 활동가들의 오버가 원인입니다. 이런 일이 한 둘이 아닙니다. 전교조 딱지를 달았다고, 진보진영에 속해있다고, 혹은 명망가라고 해서 믿을 수 있는 사람은 결코 아닙니다. 진보진영, 교육운동진영에 속해있는 사람들일수록 더욱 까다롭게 검증해야 합니다. 진보교육감 탄생 이후 권력과 명예를 탐하는 타락한 진보인사들이 있습니다. 타락하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자기 능력을 넘어서는 자리를 탐하는 인사들도 있습니다. 이들을 몰아내십시오. 그래야 그 다음에도, 또 그 다음에도 계속해서 진보교육이 제 자리를 찾습니다.
이들을 솎아내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그 동안 교육감님이 듣기 싫은 말, 거슬리는 말을 한 적이 없는 사람들만 찾아내면 됩니다. 장학관이면 몰라도 운동가이며 진보진영의 사람이라면 반골로 평생을 살아온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그들이 거슬리는 말이나 행동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그건 진심을 숨기고 있단 뜻입니다. 진보의 생명은 비판정신입니다. 그리고 비판을 최대의 우정이자 선물로 받아들이도록 체질화되어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그런 말을 하지 않는다면, 그건 그사람이 교육감님을 속이고 있거나 사실은 진보가 아니란 뜻입니다. 시간이 없습니다. 그냥 몰아내 버리십시오. 한 사람의 교육운동가로서 저 역시 그런 사람들과 같이 평가받는 것은 몹시 쪽팔립니다.

6. 그리고, 다음 두편의 영화를 꼭 보십시오.

나넬 모차르트, 코쿠리코 언덕


교육감님이 부디 이 글을 읽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만약 읽을 수 없게 된다면 저는 지하에서, 지하의 지하에서라도 계속 교육혁신을 위해 싸울 것입니다. 읽을 수 있게 된다면 공개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려운 사정들을 출력물로 작성하여 직접 전해 드릴수 있는 기회가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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