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을 말한다(2) 교장이 되려면 교육에 관심을 가져선 안된다(상)

도대체 어떤 교사들이 교장이 되기에 교장이 그 모양이냐는 궁금증들이 계실 것 같습니다. 설마 제대로 정신박힌 교사가 교장되기가 그렇게 어렵겠냐는 의구심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교사가 교장이 되기 위해 거쳐가야 되는 길을 정리해 봅니다.(다른 블로그에 썼던 글들 계속 옮겨 옵니다)


교장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학교. 갈수록 교육부는 초중등교육을 지자체로 이관하려 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교장의 권력은 더욱 세진다. 교사들은 교장이 되기위해 해바라기가 되어간다.

그런데, 교장들 세계에 "교장으로 부임한 첫날 자리에 앉으면 눈 앞에서 주마등처럼 지난 세월이 흘러간다."라는 말이 있다. 교장이 되기 위한 과정이 정말 지난하고 길고 험했단 뜻이리라. 학교를 책임지는 수장이 쉽게 되는 것도 문제겠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그 지난하고 험한 길이 학생들의 교육과는 전혀 무관하다는 것이다. 영어 교사가 운동장에 구덩이를 100개를 파고, 내가 이렇게 힘들게 일했는데 왜 인정해 주지 않느냐라고 따지면 "삽질"이라고 비웃음을 살 것이다. 그런데 교장이 되기 위해 주마등이 떠오를 정도로 파란만장했던 그 고생들도 학생교육의 관점에서 보면 "삽질"이라는 것에 한국 교육의 비극이 있다.

이제부터 그 삽질을 하나하나 분석해 볼 것이다.

교장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교장 자격증을 획득해야 한다. 교장 자격증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교장 자격연수를 받아야 한다. 그럼 그 연수는 어떻게 받나? 그건 국가가 연수대상자 명단에 포함시켜 주어야 받을 수 있다. 즉 일정 요건이 되면 연수를 받고 자격증을 받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수를 정해 놓고, 순위를 매겨 일정 인원수에서 자른다는 것이다. 그럼 그 연수에 지원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먼저 교감자격증을 가져야 한다.

따라서 이 삽질의 시작은 교감이 되기위한 경쟁에서부터 시작된다. 자, 그럼 한 사람의 교사가 교감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한 번 챙겨 보자.

사실 이 시점에서 필자도 곤란을 느낀다. 그 분야에 대해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교육학 박사이면서, 나름 유능한 교사로 자부하는 필자도 승진을 하려면 그 분야를 따로 시간내어 연구해야 하는 것이다.

어쨌든, 정리해보면 교사가 교감이 되기 위해서는 승진후보자 명단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려야 하며, 그 상위권에 오른 교사들을 추려서 교감 연수를 실시하고, 교감자격증을 준다. 그럼 승진후보자 명단에 이름 올리는 순서의 기준이 되는 점수는 어떻게 산출하나?

1. 경력평정 2. 근무평정 3.연구가산점 의 합께로 산출한다.

경력평정은 교사가 근무한 햇수를 의미한다. 근무평정은 근무할때 교장으로부터 받은 평가를 의미한다. 연구가산점은 문자 그대로 우수한 연구실적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이 기준은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이렇다.

"오래 근무하고, 그 근무실적이 우수하면서 특출한 연구성과가 있는 교사가 교감이 된다."
과연 그럴까? 안타깝게도 그 반대라는 것이 문제다. 먼저 경력평정부터 살펴보자. 문구상으로는 기본15년, 초과 5년 모두 20년이 평정 대상이 된다.

그런데, 두가지 고약한 것이 있다. 바로 경력 등급과 경력 가산점이다. 경력 등급은 같은 개월수를 근무하더라도 서로 다른 점수를 받는다는 것이다. 가 경력이 가장 많은 점수를 받고, 나, 다 순서로 이어진다.

문제는 교사만 하다가 교감이 된 사람보다 장학사나 연구사 좀 하다가 교감이 된 사람이 교장승진에 필요한 가 경력이 더 많아서 교장되기 더 쉽다는 것이다. 그래서 교사만 하다 교감이 될 경우 그냥 교감으로 정년퇴임하기 십상이다. 그래서 많은 교사들이 장학사나 연구사가 되려고 거의 발악을 한다. 기실 거의 강등에 가까운 이동인데도 그걸 마치 승진한것처럼 여기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런데 교감이 되기위한 경력에는 불행중 다행으로 교사 경력과 장학사 경력이 함께 가 로 분류되어있다. 그러나 문제는 경력 가산점에 있다. 만약 이 가산점이 없다면, 무탈하게 징계없이 20년을 근무한 교사는 모두 경력점수가 만점이 되고 말 것이다. 이래서야 줄세우기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이런 저런 명목을 달아 같은 개월수를 근무하더라도 매달 작지만 몇점식의 가산점이 추가되는 규정을 가지고 있다. 명목이야 가지가지다. 말많고 탈많은 벽촌오지 근무, 시범학교 근무, 부장교사 근무, 교사대부속학교 근무, 기타 등등이 있다. 이 중 농어촌에서는 오지 근무, 도시 지역에서는 시범학교 근무가 가장 말썽을 일으킨다. 아무런 교육적 소신 없이 점수를 위해 벽촌에 근무하는 교사가 그 지역에 무슨 애정을 가질 것이며, 단지 승진 가산점을 위해 온갖 프로젝트를 벌려놓고 보고서야 발표회야 정신없는 교사가 무슨 교실 수업을 제대로 하겠는가? 그 시범사업이라는 것도 온갖 해괴한 것들로 교실수업과 직접 관련 없는 것이 대부분이다.심지어 음악교사가 과학수업개선 시범팀에 끼여들기도 한다.

그것도 그 학교 교사 전체가 가산점을 받는 것이 아니라 기껏해야 열댓명의 프로젝트 팀이 가산점을 받는 것이니, 그 팀에 끼기 위해서는 교장,교감의 눈에 들어야 한다. 심지어는 프로젝트 사냥꾼들이 있어서 그런 사업 벌리는 학교만 골라가며 전근다니는 교사가 있을 지경이다. 문제는 그런 시범사업이 하나 벌어지면 그 열댓명이 아니라 전체교사, 전체 학생들이 이런저런 일치다거리 하느라 부산스럽다는 것이다. 결국 열댓명의 승진점수를 위해 온 학교가 들썩거리는 상황이 되니, 참으로 한심스러운 일이 아닐수 없다.

그러나 이런식으로 경력점수를 만점을 채우고 다시 가산점까지 보태야 겨우 교감 승진 경쟁에 명함을 내밀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각종 시범사업 쫓아다니다보면 나중에는 자기 교과목이 뭐였는지 잊어버리는 것은 시간문제며, 시범사업 하는 학교 리스트와 그쪽 연줄관리하는데만 도가 트이게 된다. 이런 사람들을 어찌 교사라 하겠는가? 하지만 교감이 어디 교사인가? 그러니 교감이 되기 위해 먼저 배워야 할 것은, 교사이기를 포기하는 것이니 참으로 오묘하지 않은가?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점수차도 많이나는 근무평정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이것 참.....(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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