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교육? 집값의 환상(이미 가진자들의 재테크)

사실 이 내용은 나는 곱사리다에서 여러번 다루었던 내용입니다. 하지만 소리로만 들리는 팟캐스트의 한계 때문에 선대인 소장의 복잡한 설명이 눈에 확 들어오지 않았던 분들도 계실것 같아 간단하게 정리해 봅니다.


흔히 부동산으로 대박난다는 말을 합니다. 예컨대 송파에 있는 32평 아파트를 3억에 샀는데, 1년만에 7억이 되었다더라 이런말 말입니다. 그럼 다들 부러워 합니다. 1년만에 4억을 벌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과연 이게 돈 번 것일까요? 그건 상황마다 다릅니다. 그럼 상황상황을 알아봅시다.


1. 1주택 소유자



이 경우는 송파의 32평 아파트가 유일한 주택인 경우, 즉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집인 경우입니다. 이 경우 돈은 그대로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손해일 수 있습니다. 왜 그런지 따져 봅시다.


1) 3억이 모두 자기돈인 경우


이 아파트 구입자금이 모두 자기돈인 경우입니다. 아마 원래 살던 집을 판 대금과 보유하고 있던 다른 자산을 합쳐서 이 집을 샀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사람은 얼마를 번 것일까요? 역시 4억을 번 것이 아닐까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오른 집값의 차액 4억이 현실화되려면 집을 팔아야 합니다. 하지만 1주택자가 집을 팔면 어디로 간단 말입니까? 다른 집을 사야만 합니다. 하지만 이 집만 4억이 올랐을 리 없습니다. 집값은 어디나 다 오를테니. 따라서 적어도 이 사람이 송파에 계속 거주하려면 7억으로 오른 집을 판 뒤, 그 돈으로 7억짜리 다른 집을 사거나 아니면 5억정도를 주고 24평으로 집을 낮추거나 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아니면 여전히 같은 평수 아파트가 3억인 곳을 찾아야만 차액 4억을 건집니다. 하지만 이 집이 7억인데 3억인 집이 있다면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거주 조건이 열악한 것이죠. 그러니 나쁜 거주조건을 감수하는 기회비용을 감안하면 이 역시 벌었다고 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등록세, 취득세, 양도세, 재산세, 부동산거래비용 등을 감안하면 차액 4억 마저 온전히 지키기 어렵습니다.
더 나쁜 것은 이 사람은 집값이 3억에서 7억으로 올랐을때 마치 주머니에 현금이 늘어난 양 더 쉽게 돈을 썼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집값을 실현한 것을 전제하고 미래에서 당겨 쓴 것입니다. 그러니 필경 부채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오히려 손해라고 해야 하겠죠?


2) 3억 중 일부가 빚인 경우


이 경우는 두 종류인데, 하나는 3억중 일부를 빌려서 충당한 경우, 다른 경우는 3억짜리 아파트를 전세를 끼고 구입한뒤 자신도 전세를 사는 경우입니다. 앞의 경우는 매우 간단합니다. 아주 심각합니다. 설사 집을 팔아서 차액을 실현한다 해도 앞에서 본 것 처럼 사실상 남는 것 없는데다 빚 갚고 나면 끝입니다.
전세를 끼고 3억짜리 아파트를 사고, 자신도 어디선가 전세 사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 3억짜리 아파트의 전세가 더 비쌉니다. 아니면 원래 살던 전세집 보증금 받아서 들어가면 될테니까요. 즉 3억짜리 아파트를 전세2억을 끼고 1억만 내고, 자신은 1억짜리 전세에 살고 있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 엄연히 집주인이지만 집주인 행세를 하려면 전세 보증금 2억을 내어 주어야 하는데, 살고 있는집 전세 보증금이 1억 뿐이니 사실상 1억을 빚진 셈입니다. 그래도 집값이 7억으로 오르면 여전히 전세 2억을 낀 채로 5억에 팔아버리면 되니, 이 경우 차액 4억을 거래비용, 세금을 뺀 뒤 가장 확실하게 챙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부동산 거품이 한창일때 이 방식이 아주 횡횡했었습니다.
하지만 만약 집값이 오르지 않는다면, 혹은 도리어 떨어진다면 이 집주인은 전세 보증금 2억 내주고 나면 빈털털이가 될수도 있습니다. 즉 이 방식(전세를 끼는 방식)은 집값이 해마다 은행금리+제세금 및 거래비용  이상으로 꾸준히 올라간다는 전제하에서만 이득이 있고, 그 외의 경우는 무조건 손해입니다.


2. 다주택 소유자



이 경우는 이미 주택을 소유하고 살고 있는 사람이 송파의 32평 아파트를 추가로 3억에 한 채 더 구입한 경우입니다. 만약 이 아파트 값이 7억으로 올랐다면 어떻게 될까요?


1) 3억이 모두 자기돈인 경우


이 경우는 가장 확실한 돈 벌이입니다. 이 사람은 이미 자기 집을 가지고 살고 있기 때문에 7억으로 오른 아파트를 팔아 치워도 다른 집을 구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니 세금과 거래비용을 제외한 나머지 차액은 고스란히 소득으로 챙기게 되는 것입니다. 이 소득은 전형적인 불로소득입니다. 한 일이라곤 단지 집을 사고 판 것 뿐인데 거기에 비해 너무 많은 돈을 벌었습니다.
그래서 이 소득에 매기는 세금이 양도소득세입니다. 1주택자의 경우는 집을 팔면 다시 집을 사야하기 때문에 차액소득에 별 의미가 없으므로 양도소득세는 1가구 다주택자에게만 중과세됩니다. 이렇게 아무 일 하지 않고 버는 양도소득을 세금으로 무력화시키면 이미 살고 있는 집이 있고, 집 한채 더살만큼 자금도 있는 사람이 그 여유자금을 집사는데 들이지 않고 시장에 풀고 기업에 투자하여 경제가 활성화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부동산 차액에 중과세 하는 것은 수구언론의 선전질과 달리 일시적으로는 부동산 경기를 침체 시킬지 몰라도 중기적으로는 오히려 자금을 생산적인 영역에 흐르게 함으로써 경기를 부양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2) 3억 중 빚이 있는 경우


이 경우는 두 가지입니다. 살고 있는 집이 있고 여유자금 1억이 있는 사람이 2억을 빌려서 송파의 아파트를 샀다고 합시다. 이 2억을 은행에서 빌리는 것은 참 어리석습니다. 그렇게 3억을 만들어서 집을 사면 살던 집에 그냥 살고, 새로 산 집은 월세를 놓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월세가 빌린돈 2억에 대한 이자보다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거기에 집을 보유함으로써 들어가는 비용(재산세, 주택유지보수비용)이 있습니다. 세입자 받을때 들어가는 복비등 거래비용이 있습니다. 결국 남는 것 없습니다.
이 아파트가 7억으로 올랐을 경우라면 팔아치워도 이미 살고 있는 집이 없으니 차액을 챙깁니다. 하지만 빌린돈 2억을 빼면 차액은 2억으로 줄고, 제세 거래비용을 빼고, 또 그 동안 냈던 이자들을 감안하면 남는 돈은 1억 이하로 뚝 떨어집니다. 만약 3억이 7억으로 안오르고 4억 정도로만 오른다면 1억을 버는 것이 아니라 꽤 많은 손해를 볼수도 있는 겁니다.
또 다른 방법은 2억을 은행이 아니라 이 집에서 살려고 하는 사람에게 빌리는 겁니다. 그러니까 누군가에게 네가 2억만 빌려주면 내가 내돈 1억 보태서 이  그런데 이 사람은 이미 집이 있기 때문에 두 집 중 한 집은 비어야 하는데, 그건 곤란하죠. 그래서 누군가에게 남는 집에 들어와 살아라, 그 대신 2억만 빌려줘 하는겁니다. 이게 바로 전세입니다. 그러니 전세 2억 끼고 1억만 내서 아파트를 샀다는 것은 살고 있는 사람에게 2억 빌리고 1억 보태서 샀다는 것과 같은 뜻입니다. 이 경우도 앞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한 7억쯤으로 올라야(두 배 이상) 좀 벌지 적당히 올라서는 돈 못 만집니다.


최악의 경우는 원래 집이 있는 사람이 3억을 빌려서 송파의 아파트를 구입한 경우입니다. 이 경우 집값이 4억으로 오르면   이 집을 팔아도 거래비용과 이자가 있어서 그냥 본전입니다. 1년만에 한 5억쯤 넘어야 조금 남습니다. 하지만 3억짜리 상품이 1년만에 2억이나 오른다는게 이게 정상입니까? 그러니 이건 비정상적인 가격 상승에만 올인한 참으로 무모한 투자입니다. 만약 이 아파트가 3억을 계속 유지한다면 공연히 빌린돈 이자 갚느라 돈이 더 나갑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원래 살던 집까지 날리는 수가 생깁니다. 이 아파트가 3억 밑으로 떨어지면 서류상으로는 집이 두채지만 두채 다 팔아서 빚을 갚아야 하는 상황으로 떨어집니다. 하우스 푸어입니다.



3. 결국 누가 돈을 버느냐?




결국 부동산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상승하는 버블시기가 아니라면 집 사고 팔아서 돈을 벌수 있는 사람은 딱 한 종류, "원래 자기 집이 있으면서 자기 돈 만으로 집 한채를 더 살수 있는 여유 자산을 이미 보유하고 있는 사람" 뿐입니다. 이 사람은 추가된 주택을 값이 오르면 팔아서 차액을 실현하고 오르지 않으면 월세를 놓아서 재산소득을 올릴 것입니다. 그런데 대한민국에서 내집 갖고 내집 하나 더 살정도 여유자금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내집 하나 갖고 빚만 없어도 상위 20%라는 나라에서 말입니다.
그러니 이제 부동산으로 돈을 번다는 신화가 누구를 위한 신화인지 분명해 집니다. 1%를 위한 신화입니다. 그럼 이들은 왜 그런 신화를 퍼뜨릴까요? 멋도 모르고 집 사서 돈 벌겠다는 사람들이 많이 달려들수록 집 값이 올라가서 이들이 차액 실현을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99%가 개털되는 미쳐버린 갬블인 것이죠.


(사회 수업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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