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일베충 초등 교사가 홍어타령을 했으면 문제가 되었을까?


어린이를 '로린이'라고 부른 일베충 초등교사가 논란이 되고 있다. 08학번으로 추정되는 이 멍청한 젊은이는 교원자격증에 자기 이름만 가리면서 의기 양양했다. 아랫부분에 대구교육대학 총장 직인을 노출시키고, 다시 상단에는 자격증 일련번호까지 버젓이 나와있는데도 익명성 뒤에 숨었다고 믿고 온갖 더러운 말을 늘어 놓았다. 전교조에 대해 저주를 퍼붓는 젊은 교사의 평균 수준을 크게 깎아내린 셈이다.

그리고는 논란이 되자 임고생들 카페로 추정되는 곳에 다음과 같은 사과글을 게재하였다. 그런데 이 자는 정작 일베에서는 “로린이라는 말이 그렇게 심각한 성적 비하 발언이냐?”라며 “일베 죽이기”라고 반발하고 있다고 한다. 정신분열증 환자도 아니고 이게 무슨 일일까?

그의 이런 2중 플레이에 많은 네티즌들이 당황하고 분노하고 있지만, 이른바 사과글이란 것을 보면, 이건 절대 교사가 쓴 글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당사자가 아니거나 거짓말을 함으로써 2중 조롱을 한 것이다. 가장 결정적인 근거는 "학교 학생처에서 연락이 왔다."라는 대목과 "징계조치가 내려졌다."라는 대목이다.

우리나라 초등학교의 99.9%는 공립이다. 공립학교는 그 설립과 운영의 주체가 광역 지자체이며, 그 장은 교육감이다. 그런데 교사의 신분은 국가직 공무원으로 교육부 장관이 임용권자다.  공립학교 교사의 목(?)은 상상 이상으로 강력하다. 학교와 교장은 교사에 대한 인사권을 행사할 수 없는 기관이다. 그래서 학교에는 교사를 인사조치 할 수 있는 기구 자체가 설립되어 있지 않다. 교사의 징계는 시도교육감의 재청에 의해 교육부 장관이 처리하게 되어있다. 그것도 2차에 걸친 소명기간을 주고, 재의를 하기 때문에 징계가 확정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그런데 위의 사과글에는 "학교 학생처"라는 엉뚱한 기구가 나오고 있다. 이 당사자는 2012년에 교대를 졸업한 사람이다. 그러니 교대 학생처에서 어떤 조치도 취할 수 없다. 그리고 징계 조치가 내려졌다고 하지만, 공립학교 교사에게 이렇게 신속한 징계조치를 취할 수 있는 방법은 유신시대가 아니고서야 있을수가 없다. 어쩌면 대구는 아직도 유신시대일지 모르겠지만. 

그러니 이 사과글은 매우 의심스럽다. 반면 "일베 죽이기"라며 반발하는 글은 오히려 일관성이 있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도발적인 질문을 던져보자.

만약 이 일베교사가 로리타, 성매매 이런 말은 하지 않고, 홍어타령, 종북타령, 전교조타령만 했으면 과연 지금처럼 몰매를 맞고 있을까? 

바로 여기에 불편한 진실이 있다. 장담하건대 아무런 문제 없었을 것이다. 문제를 삼으면 오히려 좌좀들이 어쩌구 하며 반발했을 것이며, 교육계에서 좌좀들을 몰아내는 젊은 애국교사 따위 소리나 들었을 것이다. 조중동도 소신있는 교사를 좌파가 조리 돌림한다고 엉뚱한 쉴드를 쳤을 것이다. 어쩌면 종편에서 TV과외 한 꼭지 맡아서 부를 걸머쥐었을지도 모른다(명예는 절대 아니고).

저 철없는 젊은이의 사과글에서도 이미 그런 인식이 묻어 나온다. 사과글에는 "일베인의 용어를 쓴 것"이며 "나는 쓰레기가 아니다."라는 표현이 나온다. 이 둘을 조합하면 "일베인은 쓰레기가 아니다."라고 생각하고 있음이 드러난다. 즉, 이 초등교사인지 예비교사인지는 일베 자체는 문제가 없고, 다만 로리타 발언이 들킨것이 당황스럽다고 여길 뿐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웬 여고 교사라는 자가 학교 명함을 들이 밀고서 전교조 죽인다 어쩐다 망발을 하고 있다. 초등보다는 확실히 영악해서 제법 가렸지만 여고 중 이름 뒷 글자가 ung(동명, 계성, 상명,진명,보성 등등)으로 끝나고 학교마크가 삼각형인 여고는 전국에 얼마 없을 것이고, 지 말대로 임고 합격한 것이라면, 공립학교일테니, 전국에 공립여자고등학교는 정말 얼마 없다. 이 자의 신상이 털리는 것도 시간문제일 것이다. 이 헛똑똑이 역시 여고생이 냄새가 나느니 어쩌느니 하는 성적 비하 발언이 없었으면 아마 무탈하게 일베충 계속 하고 있었을 것이다.

여기서 다시 따져보아야 한다. 어린이를 성적대상으로 보는 것은 병이다. 이런 사람은 교사는 물론 일반인으로서도 요주의 대상이다. 말하자면 인간이하의 존재다. 여고생들을 성적으로 비하하는 사람 역시 인간이하의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이 두 사람은 모두 인간이하의 존재가 교사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심각한 반발에 부딪쳤던 것이다.

그런데 멀쩡한 합법조직인 전교조에 대한 비이성적인 적대감과 공격성을 표출하고, 뿌리없는 극우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혀서 매카시적 광기를 드러내는 것, 그리고 특정 지역에 대한 혐오감에 사로잡혀 있는 것, 이는 교사로서는 도저히 용납될수 없는 결격사유다. 즉 교사이하의 존재인 것이다. 설사 이들이 성적 발언이나 망동을 하나도 하지 않고, 건전하고 착실한 남친, 남편 노릇을 하고 있다 할지라도 저 편향된 정치적 성향과 공격성, 혐오만으로도 수백번 해임되어 마땅한 것이다. 일베들이 숭상할 미국에서는 다른 어떤 범죄보다도 혐오범죄를 중하게 처벌한다. 

일베의 가장 큰 문제점은 여성, 호남, 좌파, 전교조에 대한 혐오에 가득차서 각종 사이버 테러를 감행한다는 것이다. 로리타 여부를 떠나서 이는 헌법을 뒤흔드는 행위이다. 철없는 고등학생이야 그렇다 치고, 교사라면 일베의 회원이고 정기적으로 열람한다는 것만으로도 사정청취를 들어야 한다. 혐오범죄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일베 교사 사건의 본질은 바로 이 점이다. 그들의 변태스러운 발언이 아니라 일베 활동, 그 자체인 것이다.

혹시 여기 달려들어 욕질할 일베선생들 있으면 병신같이 숨어서 이죽대지 말고 나 처럼 소속학교 이름 다 밝히고 당당하게 소리쳐라. 그게 민주시민을 양성하는 교사의 기본 자질이다.


권재원의 저서 소개 <민주주의를 만든 생각들>
권재원의 저서 소개<대안 경제 교과서들> 
블로그 주인이 쓴 책들 전체 소개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지난 30년간의 민주화는 과연 실패했는가?

홍기빈의 "민주화는 실패했다."라는 글이 무척 많이 돌아다니고 있다. 얼핏 보면 훌륭한 글이다. 하지만 디테일을 보면 상당히 문제가 많은 글이라 한 마디 안 할수가 없다. 더구나 학교에서 정치, 경제를 가르치는 사회교사로서 이런 식의 민주주의에 대한 냉소글은 반드시 눌러 놓아야 한다.
(원문: http://m.khan.co.kr/view.html?artid=201610212041045)
이 글의 얼개는 그 동안 1987년의 성과를 냉소하는 민주화 냉소글의 표준적인 논리를 따라가고 있다. 한 마디로 "자본주의가 남아 있는 한 민주주의는 불완전하다." 라는 논리다. 이 글에서는 자본주의가 신자유주의, 자본의 지배 등의 말로 슬쩍 바뀌었을 뿐이다. 즉 정치권력을 아무리 교체해 본들 자본권력, 시장권력의 지배를 해소하지 못하는 한 민주주의는 완전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동안 이런 식의 냉소글은 1987년의 성과를 폄하하기 위해  "형식적 민주주의" 라는 말을 주로 사용했다. 이들이 말하는 형식적 민주주의란 3권분립, 보통선거, 복수정당제와 언론의 자유를 통한 권력의 감시로 대표되는 그런 정치제도다. 한 마디로 우리가 민주정치라고 부르는 바로 그것이다. 이 글에서는 "5년마다 한번씩 왕을 교체하는"이라는 말로 표현되어 있다. 그러면서 5년마다 한 번 왕을 교체하는 것 말고, 속살까지 민주화 되어야 민주주의라고 말하고 있다. 그 속살까지의 민주화는 결국 자본의 지배, 시장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세상을 말하는 것이다. 그 지긋지긋한 삼성공화국론의 또 다른 변주다.  그런데 다당제, 선거에 의한 정권교체의 의미를 형식적 민주주의로 폄하하는 논리의 뿌리는 1980년대때 이 논리를 펴는 지식인들의 상당수가 학습했던 러시아 혁명론의 연장선상에 닿아 있다. 1차혁명은 부르주아 민주주의 혁명, 2차혁명은 볼셰비키 혁명 이런 식의. 그러니까 지금 이 글은 이제 1987년의 부르주아 민주주의 혁명의 성과는 한계에…

1987년 6월 항쟁 (1) 1980년대의 전형적인 가두시위와 폭력 시위가 발생한 원인

이제 나도 어쩔수 없이 젊은이들로부터 "옛날 얘기 해주세요" 소리를 듣는 세대가 되었습니다. 그 현실을 기꺼이 받아들이며 할 수 있는 역할을 하겠습니다. 1987년 6월 항쟁과 2016년 11.12를 비교하는 기사들을 보고 그 시대에 태어나지 않았거나 어린이였던 분들이 많이 궁금해 하시니, 그 시절로 돌아가서 최대한 기억을 소환해서 적어 보겠습니다.

그 당시 시위가 폭력적이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11.12일에 일부 과격분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모여서 폭력으로 저지선을 뚫고 행진하는 그런 폭력이 아니었습니다. 1987년 당시 시위대의 폭력은 매우 처량한 폭력이었습니다. 경찰의 저지선을 돌파하기 위한 폭력이 아니라 시위를 하기 위한 10여분의 시간을 벌기 위한 폭력이었으니까요. 이걸 이해하려면 당시의 가두시위(가투)의 양상을 알아야 합니다.

그 시대에는 집회신고 이딴거 없었습니다. 시위는 신고제가 아니라 허가제였으며, 당연히 도심의 시위는 허가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모든 시위는 불법시위였습니다. 그래서  그 시절의 가두투쟁은 철저히 "비선"을 통해 조직되었습니다. 이런 식입니다. 난 NL이 아니라 PD였으니, 조직 단위의 이름은 PD기준으로(1987년에는 CA) 씁니다.

각 대학의 투쟁국(대체로 각 단과대학에서 제일 과격한 자가 단과대학 투쟁국장이 되고, 이들이 모여서 각 대학 투쟁국을 구성합니다. 그리고 각 대학 투쟁국장들이 모여서 전체적인 전술을 세웁니다.)장들이 모여서에서  '택"(택틱, 즉 전술의 준말)을 짭니다.

주로 택은 "오후 17시 30분 종로3가 사거리에서 집결하여 시위하고 경찰이 뜨면 일단 종로통 쪽으로 도망가서 해산 했다가 19시에 남대문 로터리에서 재집결 한다. 이때 퇴로는 남대문 시장이며 회현역을 통해 귀가한다. 17시30분의 동은 아무개 학형, 19시 동은 아무개 학형이며, 전투조는 이리저런 방식으로 물량을 공급한다" 이런 식으로 짜는데, 도청을 우려하여 철저히 …

민주시민은 책을 읽는다

민주주의는 단지 국민 다수의 통치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민주주의라는 말처럼 많이 쓰이는 말이 또 있을까? 좌우보혁을 떠나 저마다 민주주의를 말하며, 심지어 북한조차 자신을 민주주의 공화국이라고 지칭하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민주주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막연하게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정치”, 혹은 “다수에 의한 정치” 정도로 말할 뿐이다. 물론 다수의 지배가 민주주의의 필수적인 조건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역사를 뒤져보면 수천 년 전 카이사르에서부터 나폴레옹, 무솔리니, 히틀러, 최근의 두데르테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독재자들은 국민 다수의 지지를 기반으로 독재자가 되었다. 이들의 정치를 민주주의라고 말할 수는 없지 않은가? 민주주의는 그저 국민의 지지, 국민 다수의 지지만으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그 다수의 국민이 어떤 국민이며,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가 하는 것이다. 만약 그들의 생각이 튼튼한 앎과 충분한 성찰에 기반하고 있다면 다수의 지지가 곧 민주주의가 되겠지만, 그렇지 않고 순간적인 감정이나 기호에 의한 것이라면 그것은 다만 폭민정치, 우민정치에 불과할 것이다. 민주주의는 머리수가 아니라 생각하는 머리수에 의해 이루어지는 정치다.
민주주의는 훌륭한 시민을 기반으로 한다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2500년 전 페리클레스는 자신들의 정치체제인 민주주의를 자랑하면서 “아테네 시민들은 나랏일에 대해 관심이 많고 잘 알고 있으며, 나랏일을 결정하기 위해 토론을 하며, 충분한 토론 없이 성급하게 결정하지 않는다” 라고 했다. 토크빌 역시 민주주의에 대한 명저 <미국의 민주주의>에서 교육 수준이 낮은 농민이나 노동자조차 지역사회의 쟁점에 대해 치열하게 토론할 수 있을 정도로 잘 알고 있다는 사실에 받은 깊은 감명을 기록해 두었다. 고대 아테네나 건국 시기 미국은 모두 ‘훌륭한’ 시민을 보유하고 있었던 것이다. 민주주의는 그저 국민이 아니라 나라의 주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