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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민주노총 불법 수색 및 재물 손괴와 관련한 법규와 판례


내가 민주노총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고, 심지어 전교조가 민주노총에서 탈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입장이지만, 오늘 민주노총과 경향신문에 가해진 경찰의 테러는 이 나라가 어디로 가는지 땅을 치게 만드는 사건이었습니다. 사회교사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겠습니다. 우선 오늘 사태의 법적 쟁점을 정리해 봅니다. 내가 자격있는 법률가가 아니기 때문에 자세한 해설은 하지 않고 다만 참고가 될만한 조문과 판례만 급히 찾아 보겠습니다.
일단 오늘 있었던 희비극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1. 경찰은 철도노조 지도부 9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 받는다. 체포영장을 가지고 있으면 이 9명을 보거나 혹은 이들의 소재가 분명하다고 판단이 드는 장소에서 이들을 체포할 수 있다.
2. 이를 근거로 경찰은 민주노총에 진입한다. 그런데 이미 9명은 그 곳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민주노총을 뒤져서 9명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은 불법인가?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게 경찰이 자기들 행위를 정당화 하는 근거인데,
형사소송법 제216조(영장에 의하지 아니한 강제처분) ①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제200조의2·제200조의3·제201조 또는 제212조의 규정에 의하여 피의자를 체포 또는 구속하는 경우에 필요한 때에는 영장없이 다음 처분을 할 수 있다. <개정 1995.12.29>
1. 타인의 주거나 타인이 간수하는 가옥, 건조물, 항공기, 선차 내에서의 피의자 수사
2. 체포현장에서의 압수, 수색, 검증
이게 무슨 말인가 하면, 내 친구가 다이아몬드를 훔치고 도망가다 우리 집에 왔는데, 경찰이 내 친구의 체포 영장을 가지고 왔을때 압수수색 영장 없이 내 집을 뒤져서 이 친구가 있나 없나 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건 영화나 드라마에서 자주 나오는 장면인데, 미국 영화 보면 "FBI!"라고 외치면서 요원들이 와르르 들어왔는데 범인은 없는 그런 상황이죠.
그렇다면 오늘 경찰의 행위는 합법적인 공무 집행일까요? 글쎄요? "인권보호수사준칙(법무부훈령_제556호)"이란 것이 있습니다. 이 준칙 19조의 5항과 26조의 4항을 보죠.
제19조【체포․ 구속시의 준수사항 】 피의자를 체포․구속하는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지켜야 한다.
5. 체포․구속하는 과정에서 주변 사람들에게 불안감이나 위화감을 주지 않도록 노력한다.
제26조【압수․ 수색시의 준수사항 】
4. 압수․수색 과정에서 사생활과 명예, 주거의 평온을 최대한 보장하고, 특히 매장․ 사무실 등 해당 사건과 관계없는 사람들이 있는 곳을 압수․수색할 때에는 그 사람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노력한다.
그러니 경향신문사가 입주해 있는 건물에, 그것도 경향신문사 문을 쳐 부수고 쌩 난리를 치고 진입한 체포구속, 압수수색은 법무부 훈령을 완전히 위반한 것이라고 봐야 하겠습니다.
그까짓 훈령이 뭐 대단한 것이냐고? 그렇지가 않습니다. 이 훈령을 위반한 수사는 불법한 공무집행이라는 판례까지 있기 때문죠다. 이 판례는 경찰이 체포 수색하는 과정에서 입은 손해에 대해 국가배상을 청구한 사례인데, 법원은 이 훈령을 근거로 이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서울고법 2007.6.7, 선고, 2006나68348, 판결 : 상고]
[1] 국가배상책임은 공무원의 직무집행이 ‘법령에 위반’한 것임을 요건으로 하는 것이어서, 공무원의 직무집행이 법령이 정한 요건과 절차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는 법령에 적합한 것이고 그 과정에서 개인의 권리가 침해되는 일이 생긴다고 하여 그 법령적합성이 곧바로 부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때의 ‘법령 위반’은 널리 위법성을 의미하고, 국가배상법상의 위법성이란 엄격한 의미의 법령 위반뿐만 아니라 인권존중, 권력남용금지, 신의성실 등의 원칙 위반도 포함하여 널리 그 행위가 객관적인 정당성을 결여하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2] 경찰공무원은 그 권한 행사시 일반적으로 국민에 대하여 손해의 발생을 방지하고 국민의 안전을 배려하여야 할 직무상 의무를 부담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직무상 의무를 위반한 경우에는 위법성이 인정되고, 근거법령에 따른 공권력의 행사라 하더라도 그에 부수되는 행위의 태양, 예컨대 공권력 행사의 방법 또는 수단 등이 위와 같은 직무상 의무에 위반하여 국민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에는 그 행위 전체를 위법한 것으로 평가하여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할 수 있다.
[3] 압수·수색 절차는 강제처분의 하나로서 원칙적으로 수사기관이 임의로 할 수 없고 법관이 발부한 영장에 의하여 하여야 하나, 예외적으로 영장 없이 압수·수색을 할 수 있는 경우를 형사소송법 제216조에 열거하고 있는데, 그 중 제1항 제1호에서 체포영장에 의한 체포를 하는 경우 필요한 때에는 영장 없이 타인의 주거 내에서 피의자 수사(피의자의 체포를 위한 수색 포함)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대검찰청에서 압수·수색에 관한 기본지침을 마련하면서 압수·수색영장의 집행시 지켜야 할 원칙으로 압수·수색의 전과정은 필요 최소한도로 실시하여야 하며 주거 및 사무실의 평온을 유지하고 온건한 방법으로 실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인권보호수사준칙 제19조에는 영장을 갖추지 않아도 되는 압수·수색의 경우 대상자에게 그 사유를 알려주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긴급성을 고려하여 영장주의에 예외를 둔 경우라도 압수·수색 집행시 요구되는 준수사항은 압수·수색영장을 제시하는 경우와 마찬가지이고, 대상자에게 그 사유를 알려주게 함으로써 압수·수색영장을 제시하는 것과 같은 취지를 살리게 하려는 것이다.
간단히 요약하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할때 경찰은 국민의 손해를 최소화 하도록 노력해야 하며, 이를 고의든 부주의든 위반할 경우 그 압수수색 행위 전체가 모두 위법한 과정으로 간주된다는 것입니다. 또 체포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피의자가 있는 곳으로 갈때 압수수색영장 없이 들어가서 뒤질수는 있으나, 멋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압수수색영장 집행에 적용되는 준칙, 즉 평온을 유지하는 온건한 방법으로 실시의 원칙은 동일하게 지켜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경찰은 철도노조 지도부 체포를 위해 민주노총 건물을 뒤질수는 있으나 그러나 그 방법은 온건해야 하며, 당사자가 아닌 사람들을 방해하거나 불안하게 해서는 안되며, 특히 인근의 다른 매장, 예를 들면 경향신문 등에 손해를 끼쳐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경찰은 이를 전혀 주의하지 않았고 오히려 주도적으로 행하였기 때문에 이는 불법한 공무집행이며, 따라서 민주노총 관계자나 경향신문 관계자들이 이를 막기위해 물리력을 사용했다 하더라도 공무집행 방해가 성립되기 어렵고, 당연히 경찰이 뚜드려 부수고 영업을 방해한 부분에 대해서는 국가배상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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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년간의 민주화는 과연 실패했는가?

홍기빈의 "민주화는 실패했다."라는 글이 무척 많이 돌아다니고 있다. 얼핏 보면 훌륭한 글이다. 하지만 디테일을 보면 상당히 문제가 많은 글이라 한 마디 안 할수가 없다. 더구나 학교에서 정치, 경제를 가르치는 사회교사로서 이런 식의 민주주의에 대한 냉소글은 반드시 눌러 놓아야 한다.
(원문: http://m.khan.co.kr/view.html?artid=201610212041045)
이 글의 얼개는 그 동안 1987년의 성과를 냉소하는 민주화 냉소글의 표준적인 논리를 따라가고 있다. 한 마디로 "자본주의가 남아 있는 한 민주주의는 불완전하다." 라는 논리다. 이 글에서는 자본주의가 신자유주의, 자본의 지배 등의 말로 슬쩍 바뀌었을 뿐이다. 즉 정치권력을 아무리 교체해 본들 자본권력, 시장권력의 지배를 해소하지 못하는 한 민주주의는 완전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동안 이런 식의 냉소글은 1987년의 성과를 폄하하기 위해  "형식적 민주주의" 라는 말을 주로 사용했다. 이들이 말하는 형식적 민주주의란 3권분립, 보통선거, 복수정당제와 언론의 자유를 통한 권력의 감시로 대표되는 그런 정치제도다. 한 마디로 우리가 민주정치라고 부르는 바로 그것이다. 이 글에서는 "5년마다 한번씩 왕을 교체하는"이라는 말로 표현되어 있다. 그러면서 5년마다 한 번 왕을 교체하는 것 말고, 속살까지 민주화 되어야 민주주의라고 말하고 있다. 그 속살까지의 민주화는 결국 자본의 지배, 시장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세상을 말하는 것이다. 그 지긋지긋한 삼성공화국론의 또 다른 변주다.  그런데 다당제, 선거에 의한 정권교체의 의미를 형식적 민주주의로 폄하하는 논리의 뿌리는 1980년대때 이 논리를 펴는 지식인들의 상당수가 학습했던 러시아 혁명론의 연장선상에 닿아 있다. 1차혁명은 부르주아 민주주의 혁명, 2차혁명은 볼셰비키 혁명 이런 식의. 그러니까 지금 이 글은 이제 1987년의 부르주아 민주주의 혁명의 성과는 한계에…

1987년 6월 항쟁 (1) 1980년대의 전형적인 가두시위와 폭력 시위가 발생한 원인

이제 나도 어쩔수 없이 젊은이들로부터 "옛날 얘기 해주세요" 소리를 듣는 세대가 되었습니다. 그 현실을 기꺼이 받아들이며 할 수 있는 역할을 하겠습니다. 1987년 6월 항쟁과 2016년 11.12를 비교하는 기사들을 보고 그 시대에 태어나지 않았거나 어린이였던 분들이 많이 궁금해 하시니, 그 시절로 돌아가서 최대한 기억을 소환해서 적어 보겠습니다.

그 당시 시위가 폭력적이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11.12일에 일부 과격분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모여서 폭력으로 저지선을 뚫고 행진하는 그런 폭력이 아니었습니다. 1987년 당시 시위대의 폭력은 매우 처량한 폭력이었습니다. 경찰의 저지선을 돌파하기 위한 폭력이 아니라 시위를 하기 위한 10여분의 시간을 벌기 위한 폭력이었으니까요. 이걸 이해하려면 당시의 가두시위(가투)의 양상을 알아야 합니다.

그 시대에는 집회신고 이딴거 없었습니다. 시위는 신고제가 아니라 허가제였으며, 당연히 도심의 시위는 허가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모든 시위는 불법시위였습니다. 그래서  그 시절의 가두투쟁은 철저히 "비선"을 통해 조직되었습니다. 이런 식입니다. 난 NL이 아니라 PD였으니, 조직 단위의 이름은 PD기준으로(1987년에는 CA) 씁니다.

각 대학의 투쟁국(대체로 각 단과대학에서 제일 과격한 자가 단과대학 투쟁국장이 되고, 이들이 모여서 각 대학 투쟁국을 구성합니다. 그리고 각 대학 투쟁국장들이 모여서 전체적인 전술을 세웁니다.)장들이 모여서에서  '택"(택틱, 즉 전술의 준말)을 짭니다.

주로 택은 "오후 17시 30분 종로3가 사거리에서 집결하여 시위하고 경찰이 뜨면 일단 종로통 쪽으로 도망가서 해산 했다가 19시에 남대문 로터리에서 재집결 한다. 이때 퇴로는 남대문 시장이며 회현역을 통해 귀가한다. 17시30분의 동은 아무개 학형, 19시 동은 아무개 학형이며, 전투조는 이리저런 방식으로 물량을 공급한다" 이런 식으로 짜는데, 도청을 우려하여 철저히 …

민주시민은 책을 읽는다

민주주의는 단지 국민 다수의 통치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민주주의라는 말처럼 많이 쓰이는 말이 또 있을까? 좌우보혁을 떠나 저마다 민주주의를 말하며, 심지어 북한조차 자신을 민주주의 공화국이라고 지칭하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민주주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막연하게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정치”, 혹은 “다수에 의한 정치” 정도로 말할 뿐이다. 물론 다수의 지배가 민주주의의 필수적인 조건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역사를 뒤져보면 수천 년 전 카이사르에서부터 나폴레옹, 무솔리니, 히틀러, 최근의 두데르테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독재자들은 국민 다수의 지지를 기반으로 독재자가 되었다. 이들의 정치를 민주주의라고 말할 수는 없지 않은가? 민주주의는 그저 국민의 지지, 국민 다수의 지지만으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그 다수의 국민이 어떤 국민이며,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가 하는 것이다. 만약 그들의 생각이 튼튼한 앎과 충분한 성찰에 기반하고 있다면 다수의 지지가 곧 민주주의가 되겠지만, 그렇지 않고 순간적인 감정이나 기호에 의한 것이라면 그것은 다만 폭민정치, 우민정치에 불과할 것이다. 민주주의는 머리수가 아니라 생각하는 머리수에 의해 이루어지는 정치다.
민주주의는 훌륭한 시민을 기반으로 한다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2500년 전 페리클레스는 자신들의 정치체제인 민주주의를 자랑하면서 “아테네 시민들은 나랏일에 대해 관심이 많고 잘 알고 있으며, 나랏일을 결정하기 위해 토론을 하며, 충분한 토론 없이 성급하게 결정하지 않는다” 라고 했다. 토크빌 역시 민주주의에 대한 명저 <미국의 민주주의>에서 교육 수준이 낮은 농민이나 노동자조차 지역사회의 쟁점에 대해 치열하게 토론할 수 있을 정도로 잘 알고 있다는 사실에 받은 깊은 감명을 기록해 두었다. 고대 아테네나 건국 시기 미국은 모두 ‘훌륭한’ 시민을 보유하고 있었던 것이다. 민주주의는 그저 국민이 아니라 나라의 주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