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교육감? 진보란 말만 들어도 이젠 지긋지긋하다

나는 본래 공부하고, 가르치고, 글쓰는 사람이다. 그런데 내 글을 읽는 분들 중, 진보교육감이 내 말을 들어보게 만들고 싶어하는 분들이 있어서 교육청의 이런 저런 토론회나 강연에 자리를 주선하려는 분들이 계신다. 고맙고 사심없는 분들이다. 사실 나는 관청의 냄새도 싫어하지만 일단 대의에 승복하여 일정을 잡는다.

그런데 어느샌가 교육감 주변에서 총애를 잃을까봐, 혹은 밑천이 드러날까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있어 그 자리를 취소한다. 나는 그저 내 공부하고 내 글쓰고 있을 뿐인데, 얼떨결에 내 일정만 생겼다 없어졌다 한다. 그리고 졸지에 내가 마치 자리를 탐하여 이교육감, 저교육감을 기웃거리면서 곳곳에서 문전박대를 당하는 졸장부 같은 모양이 되고 만다. 고약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나는 가만 있는데 이게 무슨 짓이란 말인가? 진보진영이라고 자처하는 분들에게 정중하게 고한다. 나를 좀 더 소중히 다뤄주기 바란다.

진보였다가 새누리쪽으로 넘어간 사람들 욕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행태를 보면 진보쪽이 더 못하거나 적어도 더 나을 것이 없으니 말이다. 어차피 차이가 없다면 더 존중해주는 쪽으로 가는게 당연하지 않은가? 만약 새누리당이 독일 기민당이나 영국 보수당 , 미국 공화당 수준만 되었으면 나도 넘어가고 싶단 생각이 들 정도다.

문제는 새누리당이 공화당이 아니라 티파티 수준이라는 것. 하지만 그럼 이른바 진보는 대체 뭔가? 볼셰비키같은 급진파라면 차라리 생각의 차이로 인정하겠다. 하지만 그들의 행태들을 보면 이건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그냥 교양의 문제다. 이념이 왼쪽인것이 아니라 그냥 시정 잡배다. 진보? 그런건 없고 거대한 위선만이 뭉클거리고 다닐 뿐이다.

어쨌든 나는 계속 공부하고, 가르치고 글쓴다. 내 가장 큰 장점은 뭔가 거창한 이론이 아니라 항상 내가 근무하는 학교에서 학생의 사랑과 동료 교사들의 존경을 받아왔다는 점, 학생들에게는 수업 잘하고 이해심 많은 교사, 동료나 교장,감에게는 일처리 잘하고 합리적인 사람으로 남아왔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렇게 누적된 것들이 밑천이 되어 글이되고 책이 되는 것이다.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은 진보교육감의 힘을 빌려야 뭔가 할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 독자적으로 진보교육감과 비슷한 무게, 아니 더 무거운 말을 하고 영향을 줄 수 있는 그런 길이다. 애석하게도 진보교육감의 시대는 이번을 끝으로 막을 내릴 것이다. 하지만 진보교육감의 몰락 이후에도 나의 담론과 학설들은 살아남아 수많은 교사들의 마음에서 진보를 일으킬 것이다.

이제 더 이상 나를 가지고 놀지 말기 바란다. 다들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하긴 부끄러운 줄 알았다면 그런 짓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두려워해야 한다. 나는 기억력이 비상하기 때문에 아주 세밀한 부분까지 다 기억하고 있고, 상상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빈 부분을 내러티브로 채울 수 있으며, 소설을 쓸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실제로 나는 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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