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재판에서 왜 배심원은 만장일치로 유죄를 평결했을까?


조희연 서울 교육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에서 유죄 평결이 나왔다. 국민참여재판임에도 불구하고 배심원 전원합의로 7:0 유죄 평결이 나왔다. 이것을 과연 사법부가 썪었다의 문제로 볼것인지에 대해서는 판단을 보류하겠다.
다만 7:0 평결이 이루어진 배경 논리라도 알고 싶다는 페친들의 요구가 있어서 사회교사로서 오랜만에 온라인 수업을 개시한다.  

우선 조희연 교육감이 고발당한 죄목은  공직선거법 제250조인 허위사실공표죄이다.  이는 두 가지  구성요건을 가지고 있다.

1) 특정 후보자의 선거의 당선 혹은 낙선을 목적으로 (이 경우에는 고승덕의 낙선이 목적)
2) 허위의 사실을 공표

여기에 대해 변호인들은 

1)에 대해 집중적으로 방어했다. 즉, 고승덕의 낙선이 목적이 아니라 시중에 유포된 루머에 대한 후보자의 해명을 요구한 것이다.
2)에 대해서는 설사 나중에 허위 사실임이 밝혀졌어도, 적어도 기자회견을 한 당시에는 이미 뉴스타파 기자의 트윗터에서 나돌고 있는 등 허위가 아니라 사실이라고 충분히 믿을만한 상황이었다라고 방어했다. 

여기에 대해 배심원의 판단은 이렇다.

1)의 경우는, SNS에서 나도는 의혹의 해명을 요구한 것이라면 후보자의 트윗 계정으로 "의혹을 해명하시오"라고 멘션만 해도 될 일인데, 이것을 구태여 국회에서 기자회견까지 한 점은 명백히 선거의 유불리를 의식한 행동이었다. 더구나 캠프 대변인 정도가 해도 될 이야기를 후보자가 직접 나서서 대규모의 기자회견까지 한 것은 이것을 명백히 선거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했다고 볼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2)의 경우에는 허위사실이라도 이게 사실이라고 믿었을 가능성이다. 일단 고승덕의 미국 영주권 문제가 뉴스타파 기자의 SNS에서 불거진 것이고, 이럴 경우 다른 언론사나 기자를 통한 더블 체크(미국에서는 트리플 체크를 권장)를 하고 난 다음에 똑 같은 보도를 확인했다면 사실로 믿었다고 볼수 있다. 그런데 배심원이 보기에 조희연 후보는 SNS에서 취득한 정보를 사후검증없이 바로 기자회견까지 이어갔다. 이 점에서 이것이 사실이라고 확신했다기 보다는 사실이 아닐수도 있었다는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애초에 변호인이 "허위사실을 공표한 것이 아니라 다만 후보자 검증 차원에서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라고 방어논리를 편 것이 오히려 "허위일수도 있음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라고 읽히면서 나쁜 결과가 되었다. 차라리 "그 때는 정말 미국 영주권자인줄 알았다."라고 방어하는 편이 깔끔했다.

그 경우 바로 무죄가 되는 건 아니다.  "사실"을 공표했다 할지라도 그 목적이 상대 후보의 낙선을 목적으로 할 경우에는 공직선거법 제251조(후보자비방죄)에 걸리기 때문이다. 후보자 비방죄는 허위가 아니라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후보자의 낙선을 도모하는 경우도 처벌하게 되어있다. 다만 형량은 500만원 이하 벌금으로 가볍다. 따라서 "사실로 믿고 기자회견했다."라고 하면서 후보자 비방죄 쪽에 적용되는 편이 오히려 쉽지 않았을까 한다.

물론 그 "사실"이 "진실한 사실로서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 즉 고승덕이 미국영주권자라고 철썩같이 믿고 있었으며, 그 사실을 밝히는 것이 공공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생각해서 공표했다라고 주장해야 방어가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경우에도 방어가 쉽지 않은 것이 고승덕이 미국영주권자라는 것을 밝히는 것이 과연 공공의 이익과 관련이 되는가 하는 문제가 있기 때무이다. 우리나라는 이중국적자조차도 특별한 보안이 필요한 영역이 아닌한 공직을 맡을 수 있게 보장하고 있다. 교육감이 국정원장이나 국방부장관 같은 것도 아닌데, 더더군다나 미국 이중국적자도 아니고 다만 미국 영주권을 가진 한국 단일국적자라는 사실이 무슨 공공의 이익과 부합되는가 물어보면 대답할 말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사건을 사법부의 부패, 정치판결로 몰아가서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 냉정하게 보아야 한다. 애초에 상대의 약점을 이용해서 이기려는 플레이(일종의 더티 플레이)에(사실 선거에 이게 필요하긴 하다.), 굴러나는 낙엽도 조심해야 할 후보자가 직접 나서게 만든 것이 문제다.  만약 선거에서 이기고자 했다면 선대본 대변인이나 기타 사소한 직책(위원장, 회계책임자가 아닌)을 가진 사람들이 벌금 각오하고 마구 비방하고 허위사실 던지고 할수도 있다. 하지만 후보자는 나와서 좋은 말만 해야 한다. 

곽노현 사건때도 그랬다. 선거는 정치이며 이런저런 뒷거래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그걸 문제 삼으면 살아남을 정치인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막상 거래가 틀어지고 난 다음 다들 나몰라라 하고 도망가 버리고 그 뒷 마무리를 당선된 교육감이 직접 나서게 만든게 문제다. 다들 좋은 일만 하고 궂은 일은 하지 않으려다 보니 오히려 가장 보호해야 할 사람이 궂은일에 유탄을 맞게 만드는 구조가 반복되는 것이다.

진보교육감 선대본 발족할때마다 사진을 가득 채우던 그 많던 진보인사들은 대체 다들 어디로 갔단 말이며, 뭘 하고 있었단 말인가? 후보자는 그저 자기 정견만 밝히고 포지티브만 하도록 하고 더러운 일을 처리해야 할 수많은 캠프 관계자들은 과연 어디 있었단 말인가? 다들 눈도장 머릿수 채우기에만 혈안이되고 실무에 무능한 진보진영의 총체적 문제가 이렇게 드러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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