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2. 29.

학교폭력 문헌 목록

학교폭력 관련 연구를 하기 위해 일단 확보해 놓은 참고문헌의 목록입니다. 혹시 같은 주제로 연구나 공부가 필요하신 분들에게 일종의 나침반이 되었으면 합니다.

곽금주(2000). 또래간 사회적 관계: 부정적 측면에 관한 개관. 『한국심리학회지: 발달』, 13(3), pp.77-89.
권준모(1999). 한국의 왕따 현상의 개념화와 왕따 연구의 방법론적 고찰. 『한국심리학회: 사회문제』,. 5(2), pp. 5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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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원 등(2003). 『청소년 문제행동』. 서울: 학지사.
노언경, 홍세희(2010). 비연속시간 생존분석을 적용한 청소년의 최초 폭력 발생시점에 대한 영향요인 검증, 『조사연구』, 11(3), pp.81-101.
문병욱, 황혜원(2011). Causes of School Bullying: Empirical Test of a General Theory of Crime, Differntial Association Theory, and General Strain Theory. Crime & Delinquency. 57(6), pp.849-877.
문병욱, Morash, M. & McCluster, J. D.(2010). General Strain Theory and School Bullying: An Empirical Test in South Korea. Crime & Delinquency. XX(X), pp.1-29.
문성호(2002). 청소년폭력과 비폭력 비행간의 관계, 『청소년학연구』, 9(3), pp.145-162.
서경현, 김유정, 정구철, 양승애, 김보연. (2010). 데이트 폭력에 대한 가부장/비대칭 패러다임과 성-포괄적 모델의 타당성 제고, 『한국심리학회지: 건강』, 15(4), pp.781-7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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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영(2002). 권력 메카니즘으로서의 낙인과정 연구.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석사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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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2. 27.

전교조 조합원도 모르는 사이에 전교조출신 비례대표가 추천된다고?

전교조 조합원 게시판에 올라온 글입니다. 글쓴이가 SNS에 취약하다면서 대신 보급해 달라 부탁하셔서 여기에 게재합니다.

(이하 퍼온 글)


2월 22일 전교조 신문 기사 내용이다.
전교조 등이 통합진보당과 민주통합당 등의 정당에 교육후보 4명 이상을 비례대표에 배정하라고 기자회견을 했다.

"오는 4월 11일 총선을 앞두고 교수노조와 대학노조, 전교조,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등 30여 개 교육시민단체가 야당에 직접 후보를 추천하는 등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들 단체가 꾸린 ‘행복교육실현을 위한 민주진보교육후보 추진위원회(이하 교육후보추진위)’는 21일 서울 대학로 흥사단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진보교육 후보를 반드시 국회에 진출시키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선언에는 모두 1만3854명의 시민이 함께 했다. 교육후보추진위가 활동을 시작한 지 3일만이다. 선언자 이름이 A4용지 13쪽에 달한다.

교육후보추진위는 구체적으로 “통합진보당과 민주통합당 등의 정당이 4명 이상의 민주진보 교육후보를 비례대표에 우선 배정하도록 강도 높은 활동을 펼쳐나가겠다”며 “이것이 잘 안 될 경우 후보를 지역구 의원으로 선출하는 것 또한 염두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후보추진위는 이미 통합진보당과 민주통합당 등 정당 대표에게 면담을 요청한 상태다. 교육후보추진위 관계자는 “대표에게 추천 후보를 비례대표로 하겠다는 확답을 받아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2월 24일 페북에 올라온 민주노총 이영희 정치위원장의 글이다.

"2월 24일(금) 19시 30분 민주노총 13층 중회의실에서 통합진보당 교사 공무원 개방형명부 전략공천 관련 논의가 진행 중입니다.
조준호 공동대표, 김영훈 위원장, 정희성 부위원장, 이영희 정치위원장, 이혜선 노동위원장,
전교조 장석웅 위원장, 박미자 수석, 정진후 후보, 한만중 정치위원장, 박태균 전사무처장
공무원노조 양성윤 위원장, 안병순 전사무총장, 김영철 전정치위원장, 이태기 후보 등이 참석하고 있습니다."

통합진보당에 전교조에서 정진후 전 위원장을 비례대표 후보로 추천했다는 글을 아래 성폭력피해자지지모임 글에서 읽었다.

통합진보당에 그런 추천을 하는 것에 조합원들의 의견을 어떻게 물었는가?
민주통합당에 그런 추천을 해달라고 누가 부탁하라 했는가?
왜 정진후 전 위원장인가?
정해숙 전 위원장이 아니고 왜 정진후 전 위원장인가?
이부영 전 위원장이 아니고 왜 정진후 전 위원장인가?
이수호 전 위원장이 아니고 왜 정진후 전 위원장인가?
원영만 전 위원장이 아니고 왜 정진후 전 위원장인가?
이수일 전 위원장이 아니고 왜 정진후 전 위원장인가?
장혜옥 전 위원장이 아니고 왜 정진후 전 위원장인가?
정진화 전 위원장이 아니고 왜 정진후 전 위원장인가?
그 기준이 무엇인가?
위원장 출신이 아닌 조합원들중 검토된 사람이 있는가?
있다면 누구인가?
전교조에서 언제 그런 추천을 하기로 했는가?
어떤 단위에서 결정한 일인가?
어떤 단위에서 그런 결정을 한 것인가?
누가 그렇게 하라고 했는가?
전교조가 노동조합이 맞는가?
장석웅 위원장, 박미자 수석부위원장, 한만중 부위원장, 정진후 전 위원장, 박태균 전 사무처장(박석균 전 사무처장의 오기인 듯) 등 몇 사람의 대주주가 좌지우지하는 주식회사인가?

조합원들은 바란다.
자신이 전교조의 주인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기를 바란다.
조합의 지도부 동지들이 지도부들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전교조 전체를 위해서 대한민국의 교육을 위해서 봉사하기를 바란다.

현재 방영중인 mbc드라마 '신들의 만찬'에서 아리랑 명장 정혜선의 대사 일부를 옮긴다. 아리랑에서 2인자인 전인화에게 충고하는 대목이다.
"나는 이제껏 아리랑을 위해 살았다. 나의 존재보다는 아리랑이 나의 삶의 전부였다. 너에게는 요즈음 아리랑이 없다. 있다면 오로지 너의 독선과 오기만 있을 뿐이다."

2012. 2. 26.

교장을 말한다(5)-장학사, 연구사, 그 이름 값도 못하는 목적 전치의 자리

교육청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을 교육행정 공무원이라고 한다. 즉, 그들은 교사도 아니며, 교육자도 아니다. 그래서 그들을 일반 행정직이라고 한다. 그러나 일반 행정직이 교육이라는 전문적인 분야에 대한 지식이 부족할수 있기 때문에 교사 출신 공무원을 일부 채용하게 되는데, 그것을 일컬어 교육 전문직 공무원이라 부른다. 여기에는 장학사, 장학관, 교육연구사, 교육연구관이 있다.

따라서 이들은 별 다른 것 없다. 단지 가르치던 교사가 행정일 하는 공무원으로 전직한 것에 불과하다. 이들을 전문직이라고 부르는 것도 교사가 전문직이 되었다는 뜻이 아니라, 교사였기 때문에 일반행정직과 구별하여 전문직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더더군다나 교사가 교육전문직이 되는 것은 승진도 아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오히려 강임에 가깝다.

장학사, 연구사가 되기 위한 조건은 다음과 같다.

1. 대학·사범대학·교육대학졸업자로서 5년이상의 교육 경력이나 2년이상의 교육경력을 포함한 5년이상의 교육 행정경력 또는 교육연구경력이 있는 자.
2. 9년이상의 교육경력이나 2년이상의 교육경력을 포함한 9년이상의 교육행정경력 또는 교육연구경력이 있는 자.

이 중 2번은  오늘날에는고졸 학력으로 교사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사문화된 조항이다. 결국 정상적으로 교사로 임용되어서 5년을 근무하면 장학사의 자격이 생기는 것이다. 다만 장학사를 하겠다는 지원자들이 많다보니 자연히 경쟁이 생겨서 시험을 보지만, 절대 이것은 승진시험이 아니며, 국가고시도 아니다. 자격기준을 5년으로 한 것은 공무원임용시험령에 의거한다면 통상 7급으로 간주되는 초임교사가 6급 주사급으로 간주될수 있는 근속연한을 채워야 한다는 뜻이 된다.

다음, 장학관, 교육연구관이 되기 위한 조건은 다음과 같다.

1. 대학·사범대학·교육대학졸업자로서 7년이상의 교육 경력이나 2년이상의 교육경력을 포함한 7년이상의 교육 행정경력 또는 교육연구경력이 있는 자
2. 2년제교육대학 또는 전문대학졸업자로서 9년이상의 교육경력이나 2년이상의 교육경력을 포함한 9년이상의 교육행정경력 또는 교육연구경력이 있는 자
3. 행정고등고시 합격자로서 4년이상의 교육경력이나 교육 행정경력 또는 교육연구경력이 있는 자
4. 2년이상의 장학사·교육연구사의 경력이 있는 자
5. 11년이상의 교육경력이나 2년이상의 교육경력을 포함한 11년이상의 교육연구경력이 있는 자
6. 박사학위를 소지한 자

앞서 장학사의 경우와 같은 이유로 5번은 사문화된 조항이다. 그리고 나머지에서 알 수 있는 것은 7년 이상의 교직경력을 가지고 있거나, 아니면 교육경력과 무관하게 박사학위가 있다면 누구나 장학관이나 연구관이 될 수 있는 자격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장학관, 연구관은 공개적으로 채용되고 있지 않으며, 오직 장학사, 연구사가 승진하는 것만 허용되고 있다. 이렇게 됨으로써 단지 경력이 7년 이상인 교사, 혹은 박사학위를 가진 교사라면 누구나 응시할 수 있어야 하는 장학관, 연구관이 먼저 장학사, 연구사를 거쳐 힘들게 힘들게 올라가야 하는 자리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어느샌가 장학관, 연구관이 학교로 수평이동하면 교감이 되는 것이 되어버렸다.

자, 여기서 사단이 났다. 앞에서 보듯이 장학사, 연구사는 2년을 근무하면 장학관, 연구관이 될 수 있다. 즉, 초고속 승진이 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장학관, 연구관이 되면 교감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견적을 뽑아보자. 26세 교사가 5년이 지나 장학사에 도전한다. 대략 7년만에 장학사가 되었다고 치자. 그리고 다시 이런저런 방법(뇌물이던, 실적이던, 뭐던)을 동원하여 장학사 4년만에 장학관이 되었다고 치자. 그리고 장학관으로 한 4~5년 근무하다 교감이 되는 것이다. 그럼 43세의 교감이 탄생한다. 
교사가 20년 경력평정에 이런저런 가산점 챙겨가며 교감이 되는 지난한 코스에 비하면 이거야 완전 지름길임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장학사, 장학관으로 근무한 기간은 차후 교장 승진을 위한 경력 평정에서 가 경력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교사출신 교감보다 훨씬 빨리 교장이 될 수 있다. 따라서 49~50세면 교장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교사로서 경력을 계속 쌓은 교감은 빨라야 56~58세나 되어야 교장이 될 수 있다. 지름길도 보통 지름길이 아닌 것이다.

자, 이게 대체 무엇을 의미할까? 교육경력보다 행정경력이 더 우월하다는 국가적인 선언인 것이다. 그 결과 일찌감치 승진을 생각하는 교사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장학사나 연구사가 되려고 거의 발악을 한다. 즉, 하루라도 빨리 가르치는 자리에서 벗어나려고, 교사가 아니게 되려고 발악을 한다. 하루라도 빨리 가르치는 일이 아니라 각종 서류작업, 행정업무보는 자리로 가야 승진할수 있다. 그렇다 보니 교사로 있을때 부터 이미 가르치는 일 보다 서류작업, 행정업무에 자기 정체성을 두어야 한다. 그렇게 성장한 사람들이 교장, 교감이 되기 때문에 결국 서류작업, 행정업무 열심히 하는 교사가 유능한 교사로 인정 받는다. 기실 가르치는 일은 자격을 가진 교사만 해야하는 전문적인 일이고, 각종 행정업무는 아르바이트 생을 써도 조금만 훈련시키면 잘 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것이야 말로 가치전도다.

이런 가치전도가 해소되지 않는한 공교육 정상화는 불가능하다. 이를 해소하려면 먼저 연구사니 장학사니 하는 무리들을 법적으로 규정된 자기 지위로 복귀시키고, 이들이 교사에게 상전행세하는 것을 차단해야 한다. 장학사보다 상관인 장학관, 연구관을 규정대로 교사와 순환보직해야 하며, 교감으로 전직하는 일도 중단해야 한다. 아울러 아무런 이유 없이 장학사, 장학관 경력에 교장 승진에 가 경력을 부여하는 폐단도 시정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먼저 교감이나 교장을 승진이 아니라 공모나 선출로 뽑거나, 아니면 완전히 직제 개편하여 단지 행정직으로 바꾸어야 한다. 대부분의 교육 선진국이 이렇게 하고있다. 

2012. 2. 24.

체육수업 증감으로 진보교육감이 우왕좌왕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는 엉터리

동아일보와 문화일보가 신났다. 체육시수 4시간으로 늘리랬다가 말랬다가 하면서 서울교육청이 일선에 혼란을 주고 있다고 간만에 피치를 올린다. 하지만 그 원인 제공자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전혀 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모두 그 답을 알고 있다. 그건 이주호 교과부 장관이다. 그러니 그 사태의 전말을 정리해서 일부 3류 신문의 혹세무민에 경종을 울리도록 하자.

문제의 발단은 학교폭력으로 학생인권조례를 잠재우려던 교과부와 보수집단의 언론플레이에서 비롯되었다. 하지만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간과했기 때문에 오히려 잠자던 사자의 코털을 뽑은 격이 되었다. 원래 보수집단의 생각은 학교폭력을 잡기 위해서는 소위 교권을 강화해서 학생들을 꽉 틀어쥐게 해야 한다는 듣기에도 곰팡내 펑펑나는 그런 생각이었다. 하지만 우리나라 언론 특유의 선정성 때문에 불과 며칠 만에 전국의 모든 학교가 마피아들과 조폭이 지배하는 악의 구렁텅이로 도배질되고 말았다. 경찰까지 나서서 일진회 소탕 운운을 하면서 공포감을 부추겼다. 이런 상황에서  "교권을 강화하겠다"는 대답따위는 먹힐 턱이 없다.

게다가 이들에게 더 나쁜 것은 학교폭력이란 결국 학생과 교사들의 인권감수성 부족, 불의감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며, 따라서 학교문화를 인권친화적이고 불의에 민감하도록 바꿈으로써 해소될 수 있다는 진보교육감쪽의 주장이 먹혀들어간다는 것이다. 학교폭력을 빌미로 인권을 몰아내려는 시도는 북한이 처들어올지 모른다는 이유로 국민의 기본권을 마구 압살하던 수십년전의 논리를 아직도 벗어나지 못한 망령든 수구들에게나 통할 이야기였던 것이다.

특히 학생들의 인권감수성 함양을 위해 교육연극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려는 곽노현 교육감의 시도가 참신하다는 평을 받으면서 교과부는 더 초조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니 조악한 모조품을 내 걸수 밖에 없다. 문예체 아닌가? 그러니 곽노현이 문예면 이주호는 체다! 그런데 문제는 그것을 구현하는 방식이다. 사실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다양한 스포츠 활동을 하고, 심신을 수련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그 방법이 체육 시수를 2시간 늘리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문제다. 당장 2시간 늘어난 체육시간동안 무엇을 해야 할지, 또 체육교사의 수급은 어떻게 해야 할지, 그리고 다른 교과 시간의 조정은 어떻게 해야할지 등등을 이미 초중등 교사 인사가 다 끝나고도 일주일이 지난 2월 17일에 결정할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미 시간표 다 짜고, 체육교사 발령도 다 났는데, 게다가 교사 정원도 10%나 감축해서 각 학교마다 교사가 부족해서 아우성인데 여기대 대 놓고 11일만에 체육수업을 두배로 늘리라는 공문을 던지는 교과부 장관은 차라리 교육방해부 장관이라 불러 마땅하다. 그러니 애초에 말도 안되는 혼란의 원인을 제공한 것은 교과부 장관이지 서울, 경기, 광주, 전북 교육감이 아니다.

당연히 학교에서는 말도 안된다는 불만이 쏟아져 나올 수 밖에 없다. 이렇게 불만이 쏟아져 나올때 행정의 일관성 운운하며 낙장불입하는 교육감과, 그 목소리를 반영해서 중단을 지시하는 교육감중 어느쪽이 더 나은 교육감일까? 당연히 후자일수 밖에 없다. 그래서 4개 시도 교육감은 현장의 아우성을 반영해서 조속히 무모한 체육시수 증가조치를 중단한 것이다. 교과부 장관의 지시이니 폐지는 못하고, 일단 여건이 갖추어질때까지 연기, 유보 정도가 교육감 권한으로 할 수 있는 범위이니 유보, 중단에 그친 것이다. 이걸 혼란이라고 부르는 사람이 있다면 문해교육이 매우 부족한 사람이다. 이건 교과부의 철없는 정책이 불러일으킨 혼란을 수습한 것이다.

이를테면 대통령이 맛이 가서 당장 다음주부터 TV편성시 역사드라마를 두배 이상 편성하라고 지시했다고 치자. 그럼 형편없는 역사드라마라도 꾸역꾸역 만들어 내는 방송사와 작가, 연출가 등을 확보할 때까지 유보하고 그 대신 역사 다큐멘터리를 방영겠다는 방송사 중 어느 방송사의 사장이 혼란을 유발하는 사람인가?

그런데 동아일보는 그로부터 며칠 뒤 곽노현 교육감이  "스포츠 클럽활동을 강화하라"는 공문을 보냈다면서 또 오락가락이라고 우겨댄다. 하지만 스포츠클럽활동은 작년부터 곽교육감이 매우 중요시하던 정책을 계속 이어하는 것에 불과하다.
 동아일보의 그림에 따르면
1)  "체육시수 늘리랬다가, 2) 다시 늘리지 말랬다가, 3) 이번에는 스포츠 클럽 활동으 강화하라고?" 이렇게 오락가락이 된다. 하지만 실상은 1) 체육시수 늘리라는 교과부의 말도 안되는 지시, 2)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진보교육감들의 중단 혹은 유보조치, 3) 그 대신 작년부터 활성화 시켜온 스포츠 클럽활동을 보다 더 활성하 시키라는 대안적인 조치 이렇게 이어지는 것이다.
뭐가 혼란이고 뭐가 우왕좌왕인가? 오히려 "엉터리 명령" "일단 거부" "적절한 대안의 제시" 이 순서가 아닌가?

주인장이 쓴 책들  셀프 스폰서: 부정변증법의 저서들

2012. 2. 23.

교장이 되기까지 (4) - 연구하지 않는 연구점수, 학생과 무관한 연구

자, 경력평정 20년 다 채우고, 시범학교 등등 프로젝트도 해서 꽉꽉 채웠다. 근무평정 "왕수"도 받았다. 그럼 교감이 될까 천만에. 아직 멀었다.

생각해 보라. 보통 한 학교에 시범사업 한두개 걸친 승진병 환자들은 적게는 다섯명 많게는 10명까지 달한다. 그러나 교감은 한 명이다. 근무평정 "왕수"는 어차피 다른점수 꽉 차면 언젠가는 받게 된다. 그러니 여전히 경쟁률은 5:1이다. 뭔가 더 있어야 한다. 그게 바로 연구점수다.

연구점수라. 듣기는 좋다.

우선 이거 연수점수가 들어간다. 연수점수는 보통 1정연수나 최근 2년간 받은 60시간 이상의 연수중 점수 높은거를 선택하도록 되어있다. 통상 교사의 연수는 88점이 최하점인지라 만점을 받아야 쓸만한게 된다. 그래서 승진병 교사들은 연수를 무척 많이 받는다. 1점이라도 더 높은 점수 나올때 까지 60시간 짜리라면 닥치는대로  받는다. 영어교사가 컴퓨터 연수를 받던, 댄스스스포츠 연수를 받던 좌우지간 교육부가 인가하는 연수이기만 하면 된다. 따라서 이 연수들은 교실 수업에 전혀 보탬이 되지 않는다. 도리어 연수 시험공부 하느라 교실에 쏟을 정력을 빼앗아 간다. 오죽하면 60시간 짜리 연수는 지원자가 많을 경우 "경력이 많은 사람"을 자른다. 점수따기용 연수임을 연수 주최측도 알고 있는 것이다. 하긴 그 연구사, 장학사도 동류들이니 얼마나 잘 아는가?

마침내 이렇게 100점짜리 연수를 하나 건졌다. 그럼 끝나는가? 아니다. 아직 멀었다. 최후의 관건, 가장 돈이 많이 들어가는 연구가산점이 남았다. 모두 3점이 반영된다.

이건 우수한 연구실적을 올린 교사에게 주는 가산점이다. 이게 또 웃긴다. 학술진흥재단에 등재된 권위있는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면 몇점을 받을까? 0점이다. 사이언스, 내이쳐 지에 논문이 실려도 0점이다. 오직 인정되는 논문은 교총에서 실시하는 연구대회 수상논문 뿐이다. 이게 말이 되는가? 저 연구대회 논문의 수준은 외부에서 볼까봐 부끄러울 정도다. 어쨌든 승진병 환자들은 부지런히 논문을 쓴다. 한 방에 금상을 받으면 1점을 받지만 동상이라도 받으면 십시일반으로 계속 동상, 동상, 동상, 이렇게 논문 점수를 모아 나간다. 그래서 1점을 채운다.  물론 교실수업과는 전혀 무관한 것들로, 논문을 위한 논문, 짜집기 논문들이다.

나머지 2점은? 대학원으로 채운다. 교육학 석사는 1점, 박사는 2점을 받는다. 물론 박사과정까지 제대로 공부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대개는 교육대학원 석사 과정을 두번 다닌다. 어쨌든 형식적으로 석사 학위가 두개니 대단하지 않은가? 하지만 단지 승진점수가 목적인 이들이 대학원에서 제대로 연구를 하겠는가? 교육대학원측도 그건 잘 안다. 다만 교사들의 두둑한 주머니를 털어 돈을 벌기위해 교육대학원을 세우는 것이다. 천안대학이 교육대학원만 서초구에 있다. 이게 뭘 의미하는가? 죽전으로 이사간 단국대학도 교육대학원은 여전히 서울에 있다. 오묘하지 않은가? 이렇게 짜집기 논문 여러편, 대학원 두번을 다녀야 비로소 연구점수도 완성이 된다.

아, 가산점이 또 있다. 포상 가산점이다. 이게 또 웃긴다. 교육장 상을 받은 적이 있어야 교육감 상을 받는다. 교육감 상을 받은 적이 있어야 교육부장관상을 받는다. 교육감 상부터 점수에 들어간다. 명색이 교육학박사고 항상 학교의 대표수업을 도맡아 해온 나는 나이 마흔이 넘도록 상 하나 받아본적이 없다가, 곽노현 교육감 되고 나서야 교육감 상 하나 받았다. 그런데 이제는 포상점수가 폐지되었단다.

이렇게 점수를 꽉 채우고 있어야 교장이 적당한 시점에 "왕 수"를 주는 것이다. 이렇게 화룡점정으로 왕수를 받으면, 그토록 갈망하던 교감이 된다.

자, 지금까지 교사가 교감이 되기까지 필요한 것들을 무려 세번에 나누어 연재했다. 뭐가 느껴지는가? 그 어디에도 학생들을 어떻게 잘 가르쳤나 하는 것은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연구점수, 대학원은 학교 밖의 일이다. 자기 교과와 무관한 논문, 대학원이라도 교육자만 들어가면 다 점수가 되니, 그 연구들 참 가관이다. 포상은 순전 교장 마음이다. 근평도 교장 마음이다. 경력평정의 가산점은 역시 수업과 무관한 각종 프로젝트 시범사업들이다. 이런 것들을 20년에 걸쳐 공들여 관리해야 교감이 되는 것이다. 50에 교감되고 싶으면 30세부터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자, 이제 이해가 되는가? 교사가 승진하려면 일찌감치 교사이기를 포기해야 하는 것이다. 그럼 교실에서는? 그저 무탈하게 사고만 나지 않게 잘 관리하면 된다. 무섭게 해서 조용히 시키고 졸던말던 수업 결손 내지말고, 교실 청소나 깨끗이 하면 된다. 그리고 나머지 시간에 저 잡다한 짓거리를 공들여서 관리해야 하는 것이다.

이래도 교감들이 교육자라고 하겠는가? 이런 사람들이 과연 올바른 교육적 판단을 내릴수 있겠는가? 이미 교감으로 양성되는 과정속에 완전히 망가진 사람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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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2. 21.

교장을 말한다(4): 교장이 되려면 먼저 교장한테 비벼야 한다. 학생은 필요 없다

2년 전에 썼던 인기 포스팅인데, 안 그래도 전직 교장들 개드립질도 있고 해서 계속 재연재 합니다.


교사가 교장이 되기 위해 우선 거쳐야 하는 교감되기의 관문중 첫번째인 경력평정 점수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제 경력평정 점수를 확보했으면, 다음에는 근무평정이 기다리고 있다. 근무평정은 문자만의 의미로는 근무를 얼마나 잘 했나 평가하는 것이다. 통칭 수우미양가로 평정하며, 학교장이 전권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교사들은 자신이 무엇으로 평가되었는지, 어떤 근거로 그렇게 평가되었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근거도 결과도 알 수 없으니, 근평을 잘 받기 위한 정해진 규칙도 없다. 오직 교장의 자의에 의해서 결정된다.

다 만, 당해년도 근무평정 최고 점수를 누가 받느냐 (속칭 왕 수라고 한다)하는 것은 관례상 교무부장이 받는다거나, 아니면 이 왕수 하나만 추가하면 바로 교감 나갈수 있는 사람에게 준다는 불문율 비슷한게 있다. 하지만 그것도 교장 마음이니 아무도 장담 못한다.

이렇게 교장에 의해 마음대로 매겨질수 있는 근무평정이다 보니 그것을 잘 받기 위해서는 교장의 눈에 들어야 하고, 교장이 생각하기에 잘 근무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교장이 바뀌면 평정기준도 바뀌는 것이다(물론 서류상으로야 학생지도 등등의 세부항목이 있지만, 미리 수우미 대상자 정해놓고 세부항목 점수는 거기에 맞춰 끼워 넣는다는거야 이미 알사람 다 아는 이야기다). 이 이야기인 즉슨, 교장이 청소를 중요시하면 수업을 전폐하고라도 매 수업시간에 학생들 청소를 빡빡 시켜야 하며, 교장이 행정사무를 중요시하면 맨날 서류뭉치 들고 끙끙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뜻이다.

이렇게 교장 눈에 들면 부장이 된다. 부장이 되면 적어도 근무평정에서 두번째 등급은 확보할 수 있다. 그리고 부장들 중에 한 두명이 최고 점수를 받는 것이다. 이로써 부 장교사들은 기묘한 집단을 이룬다. 그들은 다른 교사보다 높은 점수를 확보한 집단이라는 우월감으로 자기들끼리 뭉치지만, 다시 그 속에서 최고점수를 받기 위해 교장의 총애를 다투어야 한다는 점에서 치열하게 시기하고 견제한다. 이 모든 것이 교사에게 기대되는 모습이 아님은 당연하다. 더 나아가 교장이 아부를 좋아하면 아부를, 술을 좋아하면 술자리를, 놀이를 좋아하면 노래방 모임을, 돈을 좋아하면 금일봉을 제공해야 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많은 부장교사들이 이런식으로 산다. 그 이유는 결국 교장이 절대권력을 가지고 있으며, 그들이 승진하려면 그것이 절대권력에 얼마나 잘 보이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본인에게 공개되지 않는 기준과 점수, 이것이야 말로 절대권력의 핵심조건임을 이미 노자와 한비자가 수천년 전에 말하지 않았던가?

그러니 교감으로 승진하고자 마음먹은 교사는 교육적 소명과 철학보다는 교장의 취향에 자신을 맞추어야 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교장은 이런 과정을 거쳐 교장이 되었기 때문에 교실수업에는 별 관심이 없다. 그런 일상적인 교실수업과 교육장면 보다는 외부에 폼내기 좋은 것들, 특별한 수업, 특별한 사업이 교장의 관심사다. 따라서 교장 눈에 들려면 이런 특별한 사업들에 헌신해야 한다. 불행히도 교사들의 수업시수는 이런 특별한 사업에 헌신할만큼 널널하지 않다. 따라서 
특별한 사업의 대가는 일상적인 수업의 부실화다. 
여기서 또 다시 고통스러운 역설이 반복된다. 교사는 승진하려면 교사이길 포기해야 한다. 교사일수록 그는 승진과 멀어지며, 교사가 아닐수록 그는 승진과 가까워진다. 보통 근무평정에서 왕수를 받을 정도의 위치가 되려면 
두세 학교를 거치면서 10년여에 걸쳐 다양한 교장들의 취향에 맞춰가며 간과 쓸개를 내어 주어야 한다. 그래서 받게되는 훈장이 바로 왕수인 것이다.
그러나 왕수만 받았다고 승진이 되느냐 하면 그건 또 아니다. 여기까지는 승진병 환자라면 누구나 웬만큼은 한다. 그래서 동점자가 속출하기 십상이다. 따라서 변별력을 높이기 위한 또 다른 장치가 있다. 이른바 연구가산점이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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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2. 15.

교장을 말한다(2) 교장이 되려면 교육에 관심을 가져선 안된다(상)

도대체 어떤 교사들이 교장이 되기에 교장이 그 모양이냐는 궁금증들이 계실 것 같습니다. 설마 제대로 정신박힌 교사가 교장되기가 그렇게 어렵겠냐는 의구심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교사가 교장이 되기 위해 거쳐가야 되는 길을 정리해 봅니다.(다른 블로그에 썼던 글들 계속 옮겨 옵니다)


교장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학교. 갈수록 교육부는 초중등교육을 지자체로 이관하려 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교장의 권력은 더욱 세진다. 교사들은 교장이 되기위해 해바라기가 되어간다.

그런데, 교장들 세계에 "교장으로 부임한 첫날 자리에 앉으면 눈 앞에서 주마등처럼 지난 세월이 흘러간다."라는 말이 있다. 교장이 되기 위한 과정이 정말 지난하고 길고 험했단 뜻이리라. 학교를 책임지는 수장이 쉽게 되는 것도 문제겠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그 지난하고 험한 길이 학생들의 교육과는 전혀 무관하다는 것이다. 영어 교사가 운동장에 구덩이를 100개를 파고, 내가 이렇게 힘들게 일했는데 왜 인정해 주지 않느냐라고 따지면 "삽질"이라고 비웃음을 살 것이다. 그런데 교장이 되기 위해 주마등이 떠오를 정도로 파란만장했던 그 고생들도 학생교육의 관점에서 보면 "삽질"이라는 것에 한국 교육의 비극이 있다.

이제부터 그 삽질을 하나하나 분석해 볼 것이다.

교장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교장 자격증을 획득해야 한다. 교장 자격증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교장 자격연수를 받아야 한다. 그럼 그 연수는 어떻게 받나? 그건 국가가 연수대상자 명단에 포함시켜 주어야 받을 수 있다. 즉 일정 요건이 되면 연수를 받고 자격증을 받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수를 정해 놓고, 순위를 매겨 일정 인원수에서 자른다는 것이다. 그럼 그 연수에 지원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먼저 교감자격증을 가져야 한다.

따라서 이 삽질의 시작은 교감이 되기위한 경쟁에서부터 시작된다. 자, 그럼 한 사람의 교사가 교감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한 번 챙겨 보자.

사실 이 시점에서 필자도 곤란을 느낀다. 그 분야에 대해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교육학 박사이면서, 나름 유능한 교사로 자부하는 필자도 승진을 하려면 그 분야를 따로 시간내어 연구해야 하는 것이다.

어쨌든, 정리해보면 교사가 교감이 되기 위해서는 승진후보자 명단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려야 하며, 그 상위권에 오른 교사들을 추려서 교감 연수를 실시하고, 교감자격증을 준다. 그럼 승진후보자 명단에 이름 올리는 순서의 기준이 되는 점수는 어떻게 산출하나?

1. 경력평정 2. 근무평정 3.연구가산점 의 합께로 산출한다.

경력평정은 교사가 근무한 햇수를 의미한다. 근무평정은 근무할때 교장으로부터 받은 평가를 의미한다. 연구가산점은 문자 그대로 우수한 연구실적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이 기준은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이렇다.

"오래 근무하고, 그 근무실적이 우수하면서 특출한 연구성과가 있는 교사가 교감이 된다."
과연 그럴까? 안타깝게도 그 반대라는 것이 문제다. 먼저 경력평정부터 살펴보자. 문구상으로는 기본15년, 초과 5년 모두 20년이 평정 대상이 된다.

그런데, 두가지 고약한 것이 있다. 바로 경력 등급과 경력 가산점이다. 경력 등급은 같은 개월수를 근무하더라도 서로 다른 점수를 받는다는 것이다. 가 경력이 가장 많은 점수를 받고, 나, 다 순서로 이어진다.

문제는 교사만 하다가 교감이 된 사람보다 장학사나 연구사 좀 하다가 교감이 된 사람이 교장승진에 필요한 가 경력이 더 많아서 교장되기 더 쉽다는 것이다. 그래서 교사만 하다 교감이 될 경우 그냥 교감으로 정년퇴임하기 십상이다. 그래서 많은 교사들이 장학사나 연구사가 되려고 거의 발악을 한다. 기실 거의 강등에 가까운 이동인데도 그걸 마치 승진한것처럼 여기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런데 교감이 되기위한 경력에는 불행중 다행으로 교사 경력과 장학사 경력이 함께 가 로 분류되어있다. 그러나 문제는 경력 가산점에 있다. 만약 이 가산점이 없다면, 무탈하게 징계없이 20년을 근무한 교사는 모두 경력점수가 만점이 되고 말 것이다. 이래서야 줄세우기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이런 저런 명목을 달아 같은 개월수를 근무하더라도 매달 작지만 몇점식의 가산점이 추가되는 규정을 가지고 있다. 명목이야 가지가지다. 말많고 탈많은 벽촌오지 근무, 시범학교 근무, 부장교사 근무, 교사대부속학교 근무, 기타 등등이 있다. 이 중 농어촌에서는 오지 근무, 도시 지역에서는 시범학교 근무가 가장 말썽을 일으킨다. 아무런 교육적 소신 없이 점수를 위해 벽촌에 근무하는 교사가 그 지역에 무슨 애정을 가질 것이며, 단지 승진 가산점을 위해 온갖 프로젝트를 벌려놓고 보고서야 발표회야 정신없는 교사가 무슨 교실 수업을 제대로 하겠는가? 그 시범사업이라는 것도 온갖 해괴한 것들로 교실수업과 직접 관련 없는 것이 대부분이다.심지어 음악교사가 과학수업개선 시범팀에 끼여들기도 한다.

그것도 그 학교 교사 전체가 가산점을 받는 것이 아니라 기껏해야 열댓명의 프로젝트 팀이 가산점을 받는 것이니, 그 팀에 끼기 위해서는 교장,교감의 눈에 들어야 한다. 심지어는 프로젝트 사냥꾼들이 있어서 그런 사업 벌리는 학교만 골라가며 전근다니는 교사가 있을 지경이다. 문제는 그런 시범사업이 하나 벌어지면 그 열댓명이 아니라 전체교사, 전체 학생들이 이런저런 일치다거리 하느라 부산스럽다는 것이다. 결국 열댓명의 승진점수를 위해 온 학교가 들썩거리는 상황이 되니, 참으로 한심스러운 일이 아닐수 없다.

그러나 이런식으로 경력점수를 만점을 채우고 다시 가산점까지 보태야 겨우 교감 승진 경쟁에 명함을 내밀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각종 시범사업 쫓아다니다보면 나중에는 자기 교과목이 뭐였는지 잊어버리는 것은 시간문제며, 시범사업 하는 학교 리스트와 그쪽 연줄관리하는데만 도가 트이게 된다. 이런 사람들을 어찌 교사라 하겠는가? 하지만 교감이 어디 교사인가? 그러니 교감이 되기 위해 먼저 배워야 할 것은, 교사이기를 포기하는 것이니 참으로 오묘하지 않은가?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점수차도 많이나는 근무평정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이것 참.....(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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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2. 14.

교장을 말한다(1) 교장, 21세기의 봉건 영주

(이 교장관련 포스팅들은 예전에 썼던 것들이지만, 더 많은 독자들에게 읽혀야 한다는 요구들이 있어서 다시 재연재 합니다)


꽤 많은 교사들에게 널리 전염된 승진병. 결국 그들의 최종 목표는 교장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도대체 왜 그렇게 많은 교사들이 교장이 되려고 그토록 노력하는 것일까? 교장은 도대체 어떤 위치에 있나?

교장의 권한에 대해 명시적으로 규정해 놓은 법규정은 초중등교육법 20조다. 법 조문 자체는 매우 단순하다. 이 조문은 교장, 교감, 교사, 그리고 학교 행정직원이 해야 할 바를 간결하게 정리하고 있는데, 다음과 같다.


제20조 (교직원의 임무) ①교장은 교무를 통할하고, 소속 교직원을 지도·감독하며, 학생을 교육한다.
②교감은 교장을 보좌하여 교무를 관리하고 학생을 교육하며, 교장이 부득이한 사유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때에는 그 직무를 대행한다. 다만, 교감을 두지 아니하는 학교의 경우에는 교장이 미리 지명한 교사가 그 직무를 대행한다.
③교사는 법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학생을 교육한다.
④행정직원등 직원은 교장의 명을 받아 학교의 행정사무와 기타의 사무를 담당한다.

이 법조문에 따르면 교장은 학생을 교육할 뿐 아니라 소속직원도 지도, 감독하도록 되어있다. 즉 교장은 학교에서 일어나는 모든 권한을 전적으로 행사할 수 있으며, 사실상 학교에서 유일한 행위 원인자가 된다. 교사는 "학생을 교육하는"것 외에는 할 일이 없으며, 교감은 사실상 교장의 보조자에 불과하고 행정직원은 교장의 명령을 받아서 각종 사무를 담당하기 때문이다.

이 점을 교장들은 악용해서 교사들이 행한 업적을 자기 이름으로 둔갑시키곤 하는데, 반대로 교사들이 행한 과실이라 할지라도 사실상 교장의 과실로 봐야한다는 해석은 모른척 한다.
뭐? 학교의 유일한 행위자는 교장밖에 없다고?

그럼, 교사는? 사실상 수업시간 외에는 교사의 행위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 심지어 학급 담임업무라는 것도 교장이 할 일을 나누어서 교사들이 도와주는 것에 불과하다. 안 믿어지는가? 다음 초중등교육법 25조를 보라.

제25조 (학교생활기록) ①학교의 장은 학생의 학업성취도 및 인성 등을 종합적으로 관찰·평가하여 학생지도 및 상급학교( 「고등교육법」 제2조 각호의 규정에 의한 학교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학생선발에 활용할 수 있는 다음 각호의 자료를 교육과학기술부령이 정하는 기준에 따라 작성·관리하여야 한다. [개정 2008.2.29 제8852호(정부조직법)]
1. 인적사항 2. 학적사항 3. 출결상황 4 . 자격증 및 인증취득상황5. 교과학습발달상황
6.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7. 그 밖에 교육목적에 필요한 범위 안에서 교육과학기술부령이 정하는 사항
②학교의 장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자료를 제30조의4의 규정에 의한 교육정보시스템으로 작성·관리하여야 한다.
③학교의 장은 소속 학교의 학생이 전출하는 때에는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자료를 전입하는 학교의 장에게 이관하여야 한다.

말은 무척 복잡하지만 한 마디로 생활기록부를 작성하고, 학생이 전출가거나 진학할때 작성한 생활기록부를 이관하는 일이 교사가 아니라 교장의 일이라는 것이다. 즉 교사가 자기 학급 학생의 생활기록부를 작성했는데, 교장이 멋대로 이를 고쳐적어도 하등의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원래 생활기록부 작성은 교장의 업무이며 담임교사는 편의상 그 작성의 일부를 배당받은 심부름꾼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장은 학교내 유일한 평가자이며, 유일한 장부 작성자다.

어디 그것 뿐일까? 학교에서 예산을 편성 집행할수 있는 권한도 오직 교장만 가지고 있다. 초중등교육법 30조의 3을 보자.

제30조의3 (학교회계의 운영)②학교의 장은 회계연도마다 학교회계세입세출예산안을 편성하여 회계연도 개시 30일전까지 제31조의 규정에 의한 학교운영위원회에 제출하여야 한다.③학교운영위원회는 학교회계세입세출예산안을 회계연도 개시 5일전까지 심의하여야 한다. ④학교의 장은 제3항의 규정에 의한 예산안이 새로운 회계연도가 개시될 때까지 확정되지 아니한 때에는 다음 각호의 경비를 전년도 예산에 준하여 집행할 수 있다. 이 경우 전년도 예산에 준하여 집행된 예산은 당해연도의 예산이 확정되면 그 확정된 예산에 의하여 집행된 것으로 본다.
1. 교직원등의 인건비 2. 학교교육에 직접 사용되는 교육비3. 학교시설의 유지관리비4. 법령상 지급의무가 있는 경비5. 이미 예산으로 확정된 경비
물론 학교운영위원회를 거치게 되어 있지만, 어디까지나 '심의'임을 명심하자. 학교 운영위원회에 회부해서 논의만 하면 되는 것이다. 운영위원회는 의결기구가 아니다. 따라서 사실상 학교 예산(연 수십억에 달하기도 하는)은 전적으로 교장 한 사람의 뜻대로 집행할 수 있다. 그 돈을 학생 기자재에 사용할지, 아니면 각종 토목공사에 사용할지는 전적으로 교장 마음이다. 대개의 교장들은 토목공사를 선호한다. 학교에는 은근히 각종 공사할 거리가 많이 있다. 건설업계의 불투명한 관행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교장들이 왜 재물조사에 딱딱 걸리는 각종 기자재 등의 동산 구입보다 각종 토목, 건설 사업에 예산을 펑펑 쓰는지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법적으로는 아무 하자가 없다. 그렇게 꾸며 놓는다. 하지만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게 그바닥인 것이다. 교장이 그 학교를 떠날때가 되었거나, 혹은 정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어김없이 각종 공사를 벌린다. 공사 자금은 상상을 초월한다. 예컨태 농구 코트 한 면 설치하는데 3~6억이 들어간다. 운동장 트랙 한바퀴 포장한다면 물경 10억 정도가 들어간다. 거기서 건설토목업계의 부정한 관행상 리베이트가 얼마쯤 거래될지는, 그런식으로 교장 4년하면 그가 얼마의 리베이트를 챙기게 될지는 상상에 맡기겠다.

결국 교사들이 교장이 되겠다고 악다구니를 쓰는 이유가 교육적일 가망이 별로 없다. 그것은 1)누구의 제어도 받지 않는 유일한 행위자로서의 권력을 만끽하거나, 2)막대한 리베이트를 꼬리 밟힐 염려 없이 마음껏 해먹기 위해서다. 물론 안 그런 교장도 혹 있을수 있겠지만, 그럴 수 있는 여지가 훨쩍 열린 상황에서 안 그러긴 참 어렵다.

전교조 교사들 중에는 무능하고 이념적으로 편향된 사람들이 있을수도 있다. 하지만 이 정도로 부패하고 아예 반교육적인 잡배들은 없다. 도대체 학부모와 일반시민들은 교장들이 중심이 되어, 또 교장들에게 붙어 이득을 챙기는 일부 치맛바람 학부모들이 중심이 되어 만든 단체들이 하는 전교조 저주를 왜 그렇게 쉽게 믿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아니, 알 수 있다. 그건 모르기 때문이다.

정리하자. 학교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교장을 거치지 않고는 그 어느것도 가능하지 않다. 따라서 지금 공교육이 문제가 많다면, 그 책임의 대부분은 교장의 몫이라야 한다. 공교육의 개혁은 먼저 교장을 비판하고, 그들의 아성을 무너뜨리는 것에서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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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2. 11.

지금 필요한 것은 KTX 민영화가 아니라 코레일의 이원화

KTX민영화 시도 때문에 아주 말이 많다. 코레일의 선진화 합리화가 흑자 보고 있는 KTX만 쏙 빼서 민영화하는 것이라니 어린 아이도 웃을 말인 것은 맞다. 진짜 민영화가 합리화 방법이라면 적자노선들만 패키지로 묶어서 민간에 넘겨서 효율의 세례를 받게 해야 할것이 아닌가?

그런데 KTX가 3200억 흑자 보는 노선이라는 말에 너무 쉽게 고개를 끄덕여선 안된다. 이럼 마치 KTX가 운영을 잘하고 있고, 코레일이 훌륭한 공기업인것처럼 착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KTX에서 흑자를 보니까 시골 기차들 적자보고 다닌다는 말은 매우 순진한 생각이다. 코레일은 그딴거 생각 안한다. 이미 경영합리화란 이름으로 무수한 시골 노선들 폐선되었고, 비둘기호, 통일호 사라졌다. KTX의 흑자와 공공의 이익은 무관하다.
사실 이 흑자는 코레일이 잘한 것이 아니라 울며 겨자먹기로 탄 승객들 주머니를 털은 돈에 가깝다. KTX를 강매하다시피 하는 코레일의 술수는 뻔히 보이는데도 어쩔수가 없다. 왜냐하면 모든 철도와 열차가 다 코레일 것이기 때문이다.  주머니 터는 방식은 간단하다. 그것은 다음의 네가지 조건에서부터 출발한다.

1. KTX는 비싸다.
2. 일반 열차는 싸다. 심지어 새마을호도 KTX보다 싸다.
3. KTX는 비좁고 불편하다.
4. 새마을호는 넓고 편안하다.

여기서 합리적인 소비자라면 아주 급하지 않은 다음에야 넓고 편안한 새마을호를 선호할 것이다. 다음의 표를 보라. 새마을호가 요즘보다 훨씬 빠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990년대만 해도 새마을호로 대전까지 가는데 1시간 30분 걸렸다. 그리고 KTX는 1시간 정도 걸린다. 결국 30분 차이인데, 이 정도 차이 때문에 굳이 돈 더 쓰고 짐짝처럼 찌그러져 갈 이유는 없는 것이다.  서울에서 동대구까지도 새마을호는 3시간 정도에 주파했는데 KTX는  1시간 40분 정도 걸린다. 결국 80분 정도 차이가 나는데 이 정도는 긴급한 출장객이 아닌 다음에야 비좁은 좌석과 훨씬 비싼 요금이란 비용을 치룰 정도가 아니다.

1990년대 새마을호 시간표

서   울 8:00 10:00 11:00 12:00 13:00 14:00
대   전 9:33 11:33 12:33 13:33 14:33 15:33
동대구 11:04 13:04 14:04 15:04 16:04 17:04
부   산 12:10 14:10 15:10 16:10 17:10 18:10


심지어 다음 표를 보면 무궁화호도 요즘의 새마을호보다 빠르게 운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3시간 30분이면 동대구까지 갔다. 게다가 새마을 호나 무궁화호에는 식당차도 있다. 그러니  KTX는 그다지 시간을 벌어 주지도 못했다. 기차 내려서 밥 먹느라 한시간 까먹느니, 차라리 달리는 기차 안에서 밥을 먹고, 넓은 좌석에서 편안히 가는게 훨씬 났기 때문이다.

1990년대 무궁화호 시간표

서   울 8:15 9:15 9:45 10:15 10:45 11:15
영등포 8:24 9:24 9:54 10:24 10:54 11:24
수   원 8:43 9:43 10:13 10:43 11:13 11:43
천   안 9:16 10:16 10:46 11:16 11:46 12:16
조치원 9:36 10:36 11:36 12:36
대   전 10:02 11:02 11:36 12:02 12:36 13:02
영   동 10:32 11:32 12:32 13:32
김   천 11:01 12:01 12:34 13:01 13:34 14:01
구   미 11:16 12:16 12:49 13:16 13:49 14:16
왜   관 11:30 12:30 13:30 14:30
대   구 11:46 12:46 13:17 13:46 14:17 14:46
동대구 11:50 12:50 13:21 13:50 14:21 14:50
밀   양 12:26 13:26 13:56 14:26 14:59 15:26
구   포 12:53 13:53 14:23 14:53 15:24 15:53
부   산 13:05 14:05 14:35 15:05 15:36 16:05


그래서 초창기 KTX는 지금처럼 장사가 잘 되지 않았다. KTX가 새마을호나 무궁화호에 비해 경쟁력이 없었던 것이다. 새마을 호 외에 KTX의 또 다른 경쟁자는 침대차가 있는 야간열차였다. KTX는 "전국이 하루 생활권"이라는 것이 모토다. 그런데 어차피 잠잘시간에 이동하는 것을 선택한다면 구태여 비좁은 KTX를 탈 이유가 없다. 밤에 부산가는 침대차를 타고 잘자고 아침에 도착해서 일 본 다음에 새마을호를 타고 올라오면 되는거다.
좀더 성질 뻗치게 하기 위해 이번에는 사라진 통일호 시간표를 참고해 본다. 눈썰미 있는 사람은 금방 알겠지만, 요즘 새마을호 속도와 거의 비슷하다.

1990년대 통일호 시간표

서   울 6:10 7:00 7:30 8:30
영등포 6:19 7:09 7:39 8:39
수   원 6:39 7:29 7:59 8:59
평   택 7:00 7:50 8:20 9:20
천   안 7:14 8:04 8:34 9:34
조치원 7:35 8:25 8:55 9:55
신탄진 7:51 8:41
대   전 8:04 8:55 9:23 10:23
옥   천 8:18
영   동 8:39 9:28 10:02 11:02
황   간 9:40
김   천 9:10 10:00 10:32 11:32
구   미 9:26 10:16 10:48 11:48
왜   관 9:40 10:30 11:03 12:03
대   구 9:57 10:48 11:20 12:20
동대구 10:02 10:53 11:24 12:24
청   도 10:29 11:17 11:49 12:49
유   천 10:37
밀   양 10:44 11:37 12:03 13:03
삼랑진 10:54 11:47 12:13 13:13
구   포 11:13 12:06 12:32 13:32
부   산 11:27 12:20 12:45 13:45


 자, 여기서 아주 우스운 일이 발생한다. KTX의 강력한 라이벌은 바로 새마을호, 무궁화호, 식당칸, 그리고 침대차인데, 이 모든 것들이 코레일이 운영하는 것이다. 즉 값싼 자기 회사 상품이 값비싸고 초기비용도 많이 들어간 자기 회사 신상품의 강력한 경쟁자인 것이다. 모든 기업은 경쟁자를 제거하고 싶어한다. 그런데 경쟁상품도 자사 상품이라면?

여기서 코레일은 다음과 같은 행동을 선택했다.

"새마을호와 무궁화호의 편성을 줄이고, 속도도 늦춘다. 정차역도 늘리고, 식당칸과 침대칸은 폐지한다. 그리고 KTX 편성을 늘리면서 KTX정차역도 늘린다. 그래서 KTX가 늦어지면 새마을호, 무궁화호도 따라 늦춰서 경쟁이 안되게 한다."

그 결과 통일호는 아예 폐지되었고, 새마을호의 운행소요시간은 대폭 증가하여 1990년의 무궁화호보다도 더 느리게 되어버렸다. 물론 그렇다고 가격을 인하한 것은 절대 아니다. 게다가 식당차도 폐지되고 카페열차가 되면서 거의 인스턴트 식품만 취급하게 되었다. 따라서 이렇게 느려진 새마을호를 타고 부산을 가면 반드시 점심시간에 배를 굶주리며 가게 생겼다. 침대차도 없어졌기 때문에 불편하게 의자에서 밤을 지새우며 올 생각이 아니라면 늦게라도 출발하는 KTX를 타고 돌아와야 한다. 이렇게 해서 아주 급하게 다녀올 사람이 아닌 일반 승객들까지도 KTX를 강요당하게 되었다. 80-90분에 불과했던 서울-동대구간의 새마을호와 KTX 소요시간 차이가 130분으로 늘어났고, 이 정도면 충분한 유인이 된다. 물론 KTX가 빨라져서 생긴 차이가 아니라 새마을호가 느려져서 생긴 차이라는 것이 문제다.

이제 승객들은 비싼돈 내고 옛날 통일호 만큼 오래걸리는 새마을호 탈래, 아니면 조금 더 보태서 빨리 가는 KTX탈래 하는 선택에 직면하고, 이 경우 KTX가 선택되는 것은 당연하다. 한 마디로 KTX는 급히 가고자 하는 사람들은 물론, 그렇게 빨리 갈 필요는 없는 사람들에게 까지 어쩔수 없이 표를 사도록 만듦으로써 초과이윤을 획득했던 것이다. 이런 일이 가능한 까닭은 코레일이 독점기업이기 때문이다. 코레일 외에는 철도회사가 없으니 저렴한 노선과 편성은 점점 줄이거나 무력화시키고 값비싼 KTX만 늘릴수 있었던 것이다. 경부고속철도가 완공되어 신경주역이 개통되자마자 제일 먼저 일어난 일이 서울-경주 새마을호의 폐지였으니....

따라서 지금 코레일의 횡포를 막고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해서 독점을 해체하는 것은 타당하다. 코레일은 KTX부문과 일반철도 부문이 분리되어야 한다. 그래야  KTX는 정확도와 속도로 승부를 걸고, 일반철도는 안락함과 접근성으로 승부를 걸수 있어 둘 다 서비스가 더 좋아진다. 이렇게 성공한 케이스로 2004년에 고속철도를 갖춘 타이완을 들 수 있다. 타이완의 철도는 타이완 철도(대철)와 고속철도(고철) 두 회사로 운영되고 있다. 일반철도는 대부분의 역이 주요 도시 도심을 지나지만 고속철도는 그러지 않기 때문에 두 회사의 경쟁은 치열하다. 일반철도는 모두 전철화 되었으며 속도와 편성 모두 빨라지고 늘어났다. 비둘기호를 폐지한 코레일과 달리 구간차라는 로컬 열차를 증원하여 웬만한 지방도시에서 전철의 기능을 하도록 했다.

고속철도는 1분도 연착하지 않는 고도의 정확성과 KTX와는 비교도 안되는 넓은 좌석, 그리고 시내에서 떨어진 역과 시내를 연결하는 셔틀버스 제공등으로 맞섰다. 그 결과 승객들은 고속철도에서도 우리나라 새마을호처럼 넓직한 여행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쯤 되면 KTX민영화가 타당한 것 처럼 느껴질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건 아니다. 대만철도, 대만고속철도 모두 국영기업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은 누가 더 많이 이윤을 보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국민 만족도가 높으냐를 놓고 경쟁하게 되어 있다. 만약 코레일이 한국철도공사와 한국고속철도 로 분사되고 각각 국민만족도에 따라 정부의 차등보상을 받는다고 하자. 그럼 어떤 일이 일어날까? 그런데 꼼꼼한 집단은 KTX분사를 은근슬쩍 KTX민영화로 둔갑을 시켰다. 두개의 공기업이 경쟁할때는 국민들의 만족이 다투어야 할 희소한 자원지미나, 민간기업이 그 경쟁을 맡게되면 다만 이윤 외에는 관심이 없을 것이기에 이후 KTX값 상승과 서비스 악화는 너무 당연한 일이다.

정리하자.

1. 그 동안 독점기업으로서 코레일은 공익보다는 이윤을 중시하는 행태를 보이면서 KTX를 강매해 왔다.
2. 이런 독점의 폐해를 방지하기 위해 코레일은 몇개의 기업으로 분할되어 서로 경쟁해야 한다.
3. 하지만 이 분할은 공기업으로서 분할되어야지 민간화가 되어서는 안된다.
4. 따라서 이 경쟁은 고객만족도를 놓고 다투는 서비스 경쟁이지 이윤다툼이 아니다.
5. 코레일의 분사와 코레일 일부부문의 민영화 매각은 전혀 다른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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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2. 8.

경찰은 교사들 직무유기로 잡을 생각 말고, 수사권이나 찾으라

내가 전교조니 교육진보세력이니 하는 사람들에게 그토록 상처를 받고도 이런 글을 쓰는 것은 그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교과부와 경찰청의 닭짓 때문에 피해를 볼 선량한 교사와 학생들을 위해서다. 즉 나는 전교조나 진영이 아니라 나 홀로 교과부, 경찰청, 그리고 잘못된 정책과 싸우는 것이다. 이런 나의 결심은 (귀거래사)를 참고하라.

교과부가 학교 폭력 대책이라고 내어 놓은거라는게 기가 막히다. 말은 복잡하게 하지만 결국 학교 폭력을 경찰에게 맡기라는 것이다. 한 마디로 다 잡아 넣어!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교사도 잡아 넣겠다는 거다. 문책이나 징계가 아니라 경찰이 학교에 뛰어 들어와 학교폭력 피해가 발생했을때 교사에게 형사적 책임을 묻겠다는 것인데, 더군다나 거기 적용하겠다는 법이 직무유기다.

직무유기가 뭐냐 하면

"형법 제122조(직무유기) 공무원이 정당한 이유없이 그 직무수행을 거부하거나 그 직무를 유기한 때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3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
이거다.

이게 뭐냐 하면 공무원이 자기 직권을 행사 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하지 않음으로써 성립되는 부작위(행하지 않음)의 범죄다. 그래서 직권 남용과 대칭이 되는데, 직권 남용은 공무원이 자기 직권을 원래 목적이 아닌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작위(행함)의 범죄이기 때문이다. 할일을 안하면 직무유기, 권한 밖의 일을 하면 직권 남용이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문제가 된다. 어떤 교사도 근무시간중에 모든 학생들에 대한 모든 처치를 다 할 수 없다. 그러니 교사가 눈이 수백개, 손이 수천개가 아닌 다음에야 하루에도 수 많은 "부작위"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 부작위를 모두 직무유기로 걸자고 든다면 이건 한도 끝도 없을 것이다. 복도에서 어떤 학생이 인사를 했는데 인사를 씹었다거나, 어떤 학생이 손을 들고 질문을 했는데, 별 쓸모 없는 질문으로 판단해서 대답을 안했거나, 시간표를 착각해서 그만 수업을 빼먹었다거나 등등 학교에서는 무수한 부작위를 찾을 수 있다. 그런데 이 수 많은 부작위들 중 "직무를 유기한 때"를 가려내는 기준이 무엇인지를 법률 자체는 규정하고 있지 않다.

그래서 판례를 찾아 보게 된다. 판례에서도 수 많은 부작위들 중 직무를 유기한 때를 가리는 기준을 찾으려고 부심한 흔적을 볼 수 있다.

먼저 다음의 판례를 보자.

대법원 1997. 8. 29. 선고 97도675 판결
[1] 형법 제122조 후단 소정의 공무원이 정당한 이유 없이 직무를 유기한 때라 함은 직무에 관한 의식적인 방임 내지 포기 정당한 사유 없이 직무를 수행하지 아니한 경우를 의미하는 것이므로 공무원이 태만, 분망, 착각 등으로 인하여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지 아니한 경우나 형식적으로 또는 소홀히 직무를 수행하였기 때문에 성실한 직무수행을 못한 것에 불과한 경우에는 직무유기죄는 성립하지 아니한다.

여기서 직무 유기가 성립되기 위한 조건들이 제시되고 있는데, 1) 의식적인 방임이나 포기 2) 정당한 사유 없음 3) 직무 수행 부작위 이렇게 이루어진다. 이 셋이 모두 충족되어야 직무를 유기했다는 범죄가 구성되는 것이다. 이걸 풀어서 쓰면 1) 직무를 수행하지 않아야 하겠다는 의식을 스스로 하고 있어야 하고(고의성), 2) 그렇게 생각해야 할 정당한 이유가 없어야 하고, 3) 직무를 수행하지 않아야 한단 뜻이다.

따라서 공무원이 단지 어떤 일을 "하지 않았다" 혹은 "성실히 하지 않았다"는 것만 가지고서는 직무유기가 성립될 수 없다. 양천경찰서가 자살한 학생 담임과 교장을 입건하겠다고 드립치고 있는 경우를 보면 되도 않는 사안을 가지고 언론플레이 하고 있다고밖에 말할 수 없다. 이 경우 해당 교사나 교장이 1) "면담이나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음에도 하지 않았음"이 입증되어야 하며, 그 경우에도 만약 "시기가 적절치 않아서, 면담이 더 일을 키울 것 같아서"등의 이유가 있었다면 2)가 성립이 안되기 때문에 사실상 직무유기를 묻기 어려워진다. 또 아무리 형식적이거나 엉성한 조치를 취했더라도 일단 조치를 취하려고 해 봤다면 무능함을 질책할 수는 있어도 직무유기죄를 적용할 수는 없다. 양천구 모학교의 경우 교장과 담임이 나름 훈계도 하고 꾸짖기도 하고 했지만 도리어 사태가 악화된 케이스라 딱 이 경우에 해당된다.

사실 이런 식으로 직무유기를 걸고 넘어가면 가장 크게 다칠 측은 교사가 아니라 의사와 경찰일 것이다. 의사가 응급실에서 조금만 대처가 늦으면 직무유기, 당장 수술할 필요 없다고 생각해서 느긋하게 있었는데 급병으로 사망하면 직무유기. 경찰은 신고 했는데 출동 위치에서 신고자 찾다가 못찾아서 돌아가면 직무유기.혹은 민원게시판의 글 읽지 않은 구청장이나 시장도 직무유기 등등. 하지만 이런 경우들은  "왜 최선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나?"라고 따질 수는 있을지언정 직무유기는 아닌 것이다.

다음의 판례를 보자.

대법원 1999. 11. 26. 선고 99도1904 판결 【직무유기】
직무유기죄는 구체적으로 그 직무를 수행하여야 할 작위의무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러한 직무를 버린다는 인식하에 그 작위의무를 수행하지 아니하면 성립하는 것이다.

이 경우에도 "의식, 고의성"을 강조하고 있다. 즉 해야 할 일이 있음을 의식하면서도 할일을 하지 않는다고 본인이 의식하면서 하지 않아야 직무유기가 성립된다. 그러니까 교사의 경우 "폭력학생 벌을 줘야하지만 지금 주지 않고 있네, 에라 모르겠다" 이렇게 되어야 직무유기이며 "폭력학생 벌을 주면 도리어 피해자 보복할 가능성이 큰데... 어쩌지?" 이런 경우라면 직무유기가 성립되지 않는다.  경찰예를 들면 조폭 부두목이 가는 것을 발견했는데 "에이 잡아봐야 승진도 안되고, 잘못하면 다치고, 난 몰라" 이러면 직무유기고 "저놈을 지금 잡지 말고 내일 여기서 마약 거래를 할지도 모르니 좀 기다렸다 잡자" 이러다가 놓치면 직무유기가 아니다.

다음 판례
대법원 2009. 3.26 선고
직무유기죄는 구체적으로 그 직무를 수행하여야 할 작위의무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러한 직무를 저버린다는 인식하에 그 작위의무를 수행하지 아니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고, 또 그 직무를 유기한 때라 함은 공무원이 직장의 무단이탈, 직무의 의식적인 포기 등과 같이 그것이 국가의 기능을 저해하며 국민에게 피해를 야기시킬 가능성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 대법원 2009. 3. 26. 선고)

계속 같은 논리가 적용되고 있다. 공무원이 마땅한 자기 직무를 저버리고 있구나 하고 스스로 인식하는 상태에서 의무를 수행하지 않아야 직무유기가 성립된다. 그러니 교장이나 담임이 하지도 않은 상담을 상담일지에 기록한 다음에 할만큼 했노라 하거나 한 경우라면 모르겠거니와 서투른 면담, 서투른 처벌, 서투른 훈계라도 했다면 거기에 대해 무능함과 불성실을 질타할 수는 있어도 직무유기죄를 적용할 수는 없다.

과연 경찰이 이걸 모를까? 절대 모르지 않을 것이다. 백만번 담임이나 교장을 입건해도 이건다 무죄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교육자들이 입을 마음의 상처, 학교의 혼란과 당혹감 등은 어떻게 해결하려고 이런 무모한 발상을 끄집어 내었는지 참으로 의심스럽다.

사실, 이렇게 해석하면 진중권이 음모론이라고 디스 걸겠지만(상관없다. 난 이미 베어버린 상대에겐 흥미 없다) 소설을 한 번 써 보자면, 나는 경찰이 학교폭력을 빌미로 학교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이로써 학교인권조례를 무력화시키고 전교조를 굴복시키고 진보교육감을 무너뜨리려는 것으로 본다. 아무리 무죄 받을지라도 이번 민노당 후원금 재판에서 보았듯이 30만원 벌금형으로도 일단 입건되면 상당히 고생한다.

그런데 이른바 노는 학생들을 단 칼에 자르지 않고 어떻게 좀 해 보겠다고 품어 보려는 교사들은 아무래도 교총보다는 전교조쪽에 많을 것이며, 곽노현 김상곤 지지자들이 많을 것이다. 그럼 이제 "폭력 학생"을 비호하고 방치했다는 이유로 피해자 측을 선동하면 경찰은 직무유기를 내세우며 입건 하는 것이다. 그럼 인권조례를 지키려는 교사들, 혁신적인 교육을 해보려는 교사들, 그리고 "범죄자"수준의 학생이 아니라 단지 환경이 거칠어서 그렇게 된 학생을 품어 보려는 진보성향의 교사들은 언제 직무유기로 끌려갈지 모르는 잠재적 위험 속에 처하는 것이다.
길게 갈 필요도 없다. 이런식으로 줄줄이 걸어 넣은 다음에 한 서너달만 고생시키고 언론에 띄우고 "깡패의 배후세력은 전교조, 그 두목은 곽노현" 이런 식으로 신문에 두드리고 하다가 총선 끝난 다음에 모조리 무혐의 처리하거나(검찰이 이걸 받아서 기소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무죄, 기각 되면 그만인 것이다. 물론 민중의 지팡이인 경찰이 절대 그럴리는 없지만 말이다.

나는 도리어 경찰에게 묻겠다. 조현오의 망자모욕죄는 지금 수사 하고 있나? 안 하고 있다면  모르고 안하는게 아니라 안하려고 작정하고 안하는 것이니 고의성이 충분하다고 보이니 이건 당연 유죄 아닌가?

그리고 정동영도 때리고, 박원순도 때린 여성이 어떻게 백주 대낮에 돌아다니다가 세번째 백색 테러를 감행할 수 있었단 말인가? 제대로 수사하거나 사법처리 안 한 거 아닌가? 봐주기 수사 한거 아닌가? 그렇다면 이것도 유죄다.

아니, 그런데 직무유기건 아니건 간에 경찰이 감히 수사할 수 있나? 교사가 직무유기 했는지 여부를 내사라도 할 수 있나? 이거 전부 검찰의 지휘 받아야 하는 것 아니었나? 최소한의 초동 수사권도 조현오 청장님이 검찰에게 냅다 진상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무슨 입건을 하네, 수사를 하네 호들갑인가? 이건 직권 남용이다.

그러니 경찰은 교사 직무유기 입건가지고 호들갑 떨기 전에 먼저 검찰에 가서 수사권 조각이라도 얻어 오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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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거래사: 인화에 뛰어난 분들에게 투쟁은 맡기고(이상하네?) 나는 물러납니다

돌아가리라! 서재가 황폐해지고, 아이들이 나를 찾으니 어떻게 돌아가지 않겠는가?
이미 마음을 잡고 연구하고 저술하는 일에 전념하기로 했으니 어찌 실심하여 홀로 슬퍼하고만 있으리요?
이미 지난 일은 바로잡을 수 없지만, 장차 오는 일은 내 따를 수 있으리라.
내 엉뚱한 사람들을 위해 힘을 쓴 바 되었으나, 그래도 이제나마 참으로 길을 알겠노라.

머렐 밑창은 또각대고, 바람은 살랑살랑 불어 옷깃을 흩날리도다.
이윽고 내 책장이 눈에 들어와 기뻐서 뛰어가노니, 베버가 반갑게 맞이하고 케인즈는 문 앞에서 기다리는도다. 쓰다 만 교육철학 책은 황폐해져 쓰던 나도 내용을 모를 지경이 되었지만,  마르크스 독본은 오히려 예와 같구나. "민주주의를 만든 생각들"을 손에 들고 컴퓨터를 열어보니 "학교에서 연극해요" PDF가 화면 한 가득 떠 오르니, 진한 커피를 가져와 혼자서 잔질하다가 뜨락의 나뭇가지를 보고 웃음을 머금는다. 남쪽 창에 기대어 오만함을 부치니 손바닥이나 겨우 펼 키보드가 오히려 편안함을 알겠도다.

매일같이 공원을 거니는 것으로 취미를 삼고, 거닐다가 쉬다가 가끔 머리를 들어 멀리 바라보니 구름은 무심히 산등성이에서 피어 오르고,새는 날기에 지치면 돌아올 줄을 아는구나. 햇빛은 가물가물 막 어두워지려 하는데 외로이 선 소나무를 어루만지며 서성대도다.

돌아가리라! 사귐을 그만두고 교유(交游)를 끊어야지. 세상이 나와 서로 맞지 않으니 다시금 수레를 타고 무엇을 구하리요? 사랑하는 이와 정담을 기뻐하고 음악과 책을 즐기면서 시름을 녹이노라. 교무기획이 내게 봄이 왔다고 일러 주니 이제부터 교실로 돌아가는 게다.
혹은 삼각형 스트라이다를 타고, 혹은 15리를 걸어서 넓은 공원, 긴 시내를 건너 학교에 가면,
아이들은 즐거운 듯 꽃이 피려 하고 내 머리에서는 비로소 졸졸졸 샘물이 흘러내린다.

그만두어라. 몸뚱이를 우주 안에 붙여 둠이 다시 몇 때나 되겠는가. 어찌 마음대로 가게 내버려 두고 머무는 대로 맡기지 않고 어찌하여 서둘러 어디로 가고자 한단 말인가.
부귀는 내가 원하는 바 아니며 감님이야 이제 제 자리에 돌아오셨으니 여한이 없도다.
좋은 시절 생각하며 외로이 걷기도 하고, 혹은 젠하이저 볼륨을 최대로 올려 모차르트를 듣노라.
동교동 출판사에 가서는 청소년 예술 책을 내고, 서교동 출판사에 가서는 사회과학 책을 내노라. 내 자유로운 정신과 지성의 흐름에 몸을 맡기노니 무릇 천명을 즐기되 다시 무엇을 의심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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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2. 6.

곽노현 교육감 장남 공익근무 크리

요즘 강용석 의원이 곽노현 교육감 장남이 어머니가 근무한 일산병원에서 공익근무를 했다고 병역특혜 운운하며 엄청 나대고 있다. 그런데 정작 강용석 혼자 나대고 있고 새누리당 쪽에서는 누구 하나 나서서 지원사격을 하지 않고 있다. 왜 그럴까? 진짜 높으신 분들의 병역 특혜는 째째하게 공익근무 수준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 다음 표를 보자. 병역 특혜는 이쯤 되어야 되는 거다. 뺑이 칠거 다 치고, 근무 연한도 긴 공익근무요원은 절~대 특혜가 아니다.


자, 백보를 양보해서 공익근무도 특혜라고 하자. 일단 손가락 인대 수술 두 번 한건 팩트니까 그건 강용석도 인정할 것이다. 그런데 4급 받으면 손가락을 못 움직일 정도일거라고 그러는데, 그럼 워드는 어찌 치냐 운운 한다. 허허, 이 사람 이거 공익근무요원을 아주 장애인으로 아는 모양인데, 큰일날 사람이다. 유명한 운동선수들도 공익근무 많이들 한다. 

얼굴만 봐도 다 아는 이 친구도(음 나랑 또래라서...) 공익의 전신인 방위였단 말씀. 그렇다고 일상에 큰 지장이 있었느냐 천만의 말씀. 나중에 규정이 바뀌어서 못하게 되었지만, 주말과 18시 퇴근 이후에는 경기에 나가 뛸 수 있었기에, 홈경기에는 꼬박꼬박 참가해서 펄펄 뛰었다. 어웨이 경기와 낮경기는 근무지 이탈이라 안되고. 이 친구 그렇게 홈경기만 뛰고서도 안타가 130개(타율 0.341), 홈런 23개, 타점 90을 올렸다. 그러니 젊어서는 괴물, 늙어서는 신이란 소리를 들었는 모양. 

어쨌거나 확실한 것은 공익인 곽감 아들이 워드를 치건, 박시장 아들이 점프를 하건 하등 이상할 것 없다는 거다.

자, 그럼 다음 주제로 넘어가서, 공익은 정상적으로 된거라고 치고, 왜 하필 엄마가 있는 병원에서 근무했냐. 뺑뺑이로 절대 안된다 어쩌구 하는데, 강용석 이 사람, 공익근무요원이 뺑뺑이로 근무지 정해지는 줄 알고 있는데, 술이나 깨고 말하기 바란다. 

이땅의 모든 공익들은 12월 중순이면 날마다 컴퓨터에 들어간다. 병무청에서 공익근무할 기관과 TO목록이 고시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목록이 고시되면 어디서 근무할까를 내심 정해 둔 다음에, 운명의 날에 로그인(인증서 로그인) 해서 해당기관에 클릭 난타함으로써 공익근무요원의 근무처가 결정된다. 이게 무시무시한게 낙장불입이다. 참고로 공익들에게 매우 인기가 높은 매뉴얼 링크해 둔다.

공익근무요원 근무지 선택요령

그리고 실제로 공익근무요원이 근무지를 선택하는 과정을 녹화한 동영상도 한 번 보기 바란다. 무슨 뺑뻉이에 특혜? 땡보직 근무지를 잡는 유일한 방법은 총알같은 클릭 뿐이다.





그럼 왜 엄마가 근무하는 병원이냐?

공익근무요원이 근무지 선택할때 고려하는 것이 네가지다. 1) 아는 사람 있냐? 2) 집 가깝냐? 3)땡보직이냐? 4) 요원들 숫자가 적냐?(많으면 고참, 쫄다구 관계가 형성되어 군생활을 하게 된다)
땡보보다 중요한게 아는 사람 있는 곳이란 거다.

그럼 생각해 보자. 집이 일산이다(위장전입 어쩌구 그러는데, 일가족이 살던 곳이 일산이다. 사모님이 일산병원에서 일하는데 집이 일산인건 너무 당연하고 상식적이다) 마침 근처에 일산병원이 있고 공익 TO가 났다. 이것 만으로도 광클릭 할만하다. 게다가 거기 엄마가 근무한다. 엄마 친구가 근무해도 재수가 왔다인데, 엄마라니.... 이건 정말 운이 좋다고밖에 말할 수 없다. 유감스럽게도 병원공익중 대학병원, 일반병원에 비해 보훈병원, 공단직영 병원 등은 지옥문으로 불리는 곳이지만 (공립병원 공익근무요원의 비명소리) 집 가깝고 또 아는사람도 있으니 고생은 감수할 수 있는 것이다.

일산병원 공익을 1순위로 점찍었을 공익후보자들은 아마 거의 없었을 것이다. 대개는 동사무소, 국민연금공단, 등등에서 떠 밀려서 왔을 것이니 창 열리기가 무섭게 일산병원 바로 찾아 클릭하면 배정받는 것도 전혀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입장 바꿔 생각해 보자. 만약 내가 공익근무 판정 받았다. 이제 근무지를 선택할 둠스데이가 다가온다. 앞으로 2년이 결정되는 순간이다. 그런데 집 근처 공공의료시설에서 엄마가 일하고 있다. 걸어서 출퇴근할 수 있는 거리다. 게다가 공익들에게 인기가 없어서 먼저 찍으면 배정될 확률이 95%다. 그럼 어떻게 하겠는가?

정리하자.

1. 차관급 인사 중 공익근무요원 되는 거 정도를 병역특혜로 받는 경우는 없다. 일차 면제며, 이차는 공익보다는 차라리 현역 갔다가 훈련소에서 석연치 않은 이유로 질병제대하는 쪽이 갑이다.
2. 공익근무 판정을 받기 위해 신체가 엄청나게 불편할 정도의 장애가 요구되는 것이 아니다. 공익근무요원들 다 멀쩡한 분들이다. 다만 "전투""작전"이 불편한 것이지 일상생활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
3. 공익근무요원의 근무지는 뺑뺑이 배정이 아니라 본인이 인터넷으로 선택한다.
4. 이때 집 근처에 어머니가 근무하는 병원이 있고, 거기 공익 TO가 났다면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당연히 선택할 것이다. 그리고 그 병원이 1순위를 다투는 땡보직이 아니기 때문에 선택했다면 거의 1순위로 배정 확정 될 것이다.

따라서 이걸 병역특혜 의혹 어쩌구 하는 것은 참으로 억지다. 그러니 강용석 의원은 새누리당 쪽에서 자신의 의거를 도와주지 않는다고 박근혜한테 욕트윗이나 날리지 말고, 또 째째하게 공익근무가지고 시비걸지 말고 자녀 병역면제 고위직들 찾아서 이 땅의 정의를 세우기 바란다.

외국 갔다 와서 제일 먼저 이런 포스팅부터 쓰게 되어 솔까 좀 짜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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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대의 교육과 교육운동의 길을 찾아 출항합니다

미래의 희망과 진보를 상징하는 아틀란티스 그 동안 여러분은 얼마나 교육을, 학교를, 교사를 욕했습니까? 또 얼마나 학교를 교사를 상대로 희망을 품었습니까? 하지만 우리는 학교를 교사를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 우리는 막연히 학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