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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를 위한 애가: 일반고 전성시대의 변증법

중학교. 한때 1990년대만 해도 서울의 공립 중학교는 가장 급진적이고 진취적인 교사들이 모인 이른바 전교조의 온상이었다. 심지어 사대부중 같은 곳에서도 분회가 활발하게 움직였으니. 그럴수 밖에 없는 것이 첫발령 받은 젊은 교사가 많았고, 또 입시교육의 압력에서 자유로웠으며, 학생들의 피드백도 즉각적이었으니 뭔가 하는 맛(손맛?)도 최고였다. 그런데 그때 그 중학교 교사들 중 상당수는 지금 고등학교에 가 있다. 그들의 대부분이 고등학교로 갔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학교는 지금 나 홀로 분회가 수두록하며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사실상 분회체계가 무너졌다. 어떤 지역은 각 학교마다 한 두명 있는 활동가들끼리 모여서 지회 단위에서 마치 분회처럼 모인다. 의미있는 뭔가 하기도 어렵다. 그냥 친목회만 유지해도 다행이다.

그럼 중학교를 떠난 과거의 그들은 고등학교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애석하게도 그들이 고등학교에 가서 젊은 시절에 했던 그런 진취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는 소식은 별로 들리지 않는다. 그냥 입시교육, 좀 게으르고 소극적인 입시교육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니 그들이 하나 둘 고등학교로 간 것은 고등학교를 바꾸러 간 것이 아니라 그냥 중학교를 떠난 것이다. 아니 버린 것이다.  이렇게 너도나도 중학교를 버린다. 한번 고등학교로 간 사람은 한사코 중학교로 오지 않으려 하고, 중학교에 있는 사람들은 기필코 고등학교로 가려고 한다.(서울의 이야기다. 지방은 다르다고 들었다) 이게 뭔 꼴인가?
아예 중학교교사, 고등학교교사 자격증을 따로 만들던가. 같은 중등교사인데 마치 승진, 좌천의 개념이 되어버렸고, 이 어이없는 기득권을 지키는데 지부가 나서기까지 한다.(고등학교 정원조정으로 중학교로 가는 교사들 생길때, 다음 이동때 고등학교 자리 보장해 달라는 요구 등등). 이렇게 너도나도 중학교를 버리고, 마침내 조희연 교육감은 중학교 예산이 깎이는 상황에서 일반고 전성시대를 말하며 대못을 박는다. 사설마, 사실이 아닐것이다. 한때 무상급식 때문에 학교 유리창 못 고친…

진보교육감? 진보란 말만 들어도 이젠 지긋지긋하다

나는 본래 공부하고, 가르치고, 글쓰는 사람이다. 그런데 내 글을 읽는 분들 중, 진보교육감이 내 말을 들어보게 만들고 싶어하는 분들이 있어서 교육청의 이런 저런 토론회나 강연에 자리를 주선하려는 분들이 계신다. 고맙고 사심없는 분들이다. 사실 나는 관청의 냄새도 싫어하지만 일단 대의에 승복하여 일정을 잡는다.

그런데 어느샌가 교육감 주변에서 총애를 잃을까봐, 혹은 밑천이 드러날까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있어 그 자리를 취소한다. 나는 그저 내 공부하고 내 글쓰고 있을 뿐인데, 얼떨결에 내 일정만 생겼다 없어졌다 한다. 그리고 졸지에 내가 마치 자리를 탐하여 이교육감, 저교육감을 기웃거리면서 곳곳에서 문전박대를 당하는 졸장부 같은 모양이 되고 만다. 고약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나는 가만 있는데 이게 무슨 짓이란 말인가? 진보진영이라고 자처하는 분들에게 정중하게 고한다. 나를 좀 더 소중히 다뤄주기 바란다.

진보였다가 새누리쪽으로 넘어간 사람들 욕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행태를 보면 진보쪽이 더 못하거나 적어도 더 나을 것이 없으니 말이다. 어차피 차이가 없다면 더 존중해주는 쪽으로 가는게 당연하지 않은가? 만약 새누리당이 독일 기민당이나 영국 보수당 , 미국 공화당 수준만 되었으면 나도 넘어가고 싶단 생각이 들 정도다.

문제는 새누리당이 공화당이 아니라 티파티 수준이라는 것. 하지만 그럼 이른바 진보는 대체 뭔가? 볼셰비키같은 급진파라면 차라리 생각의 차이로 인정하겠다. 하지만 그들의 행태들을 보면 이건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그냥 교양의 문제다. 이념이 왼쪽인것이 아니라 그냥 시정 잡배다. 진보? 그런건 없고 거대한 위선만이 뭉클거리고 다닐 뿐이다.

어쨌든 나는 계속 공부하고, 가르치고 글쓴다. 내 가장 큰 장점은 뭔가 거창한 이론이 아니라 항상 내가 근무하는 학교에서 학생의 사랑과 동료 교사들의 존경을 받아왔다는 점, 학생들에게는 수업 잘하고 이해심 많은 교사, 동료나 교장,감에게는 일처리 잘하고 합리적인 사람으로 남아왔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