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0. 28.

젊은이는 교과서 때문에 제 나라를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무엇이 젊은이들에게 조국을 자랑스럽게 느끼게 만들까? 조국은 자랑스럽다는 내용으로 가득찬 교과서일까? 역사적으로 그런 사례는 거의 없다. 어릴때는 통할지 몰라도 그렇게 만들어진 자부심은 대가리에 피가 마르는 순간 배신감으로 바뀐다. 더구나 요즘은 외신이 차단되고 외국여행도 금지되었던 유신시대가 아니다. 이미 국제사회 기준을 알고있고,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를 어떻게 보는지 알고 있다. 그 반응과 정보를 통해 젊은이들은 자랑스럽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한 것이다.

2002년에 거리를 붉게 물들이고 젊은이들이 "대~한민국"을 외칠때, 그들은 정말 대한민국에 대한 자부심에 가득차 있었다. 그 자부심은 2006년 월드컵때도 계속 이어졌다. 그 자부심은 교과서에서 배운 것이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가 누리는 평판을 인터넷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기에 만들어진 것이다. 예컨대 IMF를 가장 빨리 졸업한 경제 모범생, 전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인 사례로 꼽히는 민주화 같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다.  실제로 군사독재를 시민들의 힘으로 몰아낸뒤 그렇게나 안정적인 민주정부를 안착시킨 사례는 세계적으로 드물다. 타이완의 예를 들수도 있지만, 타이완은 시민혁명이 일어나기 전에 국민당에서 먼저 개혁을 해버린 케이스다.

그래서 1987년 6월 민주항쟁은 전세계에 상당한 영향을 주었다. 하지만 이른바 자스민 혁명의 꼬여버린 말로를 보면 알수 있듯이, 우리나라처럼 시민혁명에서 민주정부 수립으로 이어지는 것이 희생번트 뒤 적시안타처럼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많은 개발도상국들은 우리나라를 실제로 존경했다. 미안마 민주화 운동때 많은 미안마 망명정치인들이 한국 정부의 지지발언을 기대했는데, 그때 그들이 사용한 용어는 "아시아 민주정치의 등불 한국"이었다. 

2008년 촛불은 바로 그 자부심의 한 장면이었다. 대규모 시위를 무슨 축제나 놀이처럼 즐겼던 이유는 경찰과 법이 억압의 도구가 아니라 시민의 벗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 내내 그 믿음은 무너졌다. 그리고  느닷없이 나타난 노인우익테러집단은 우리나라가 사실은 민주화되지 않았음을 만천하에 공개했다. 이제 우리나라는 UN에서 공식적으로 언론자유가 위험한 나라로 분류한 나라로 전락했으며, 국제사면위원회, UN인권이사회의 지적을 받는 나라로 전락하고 말았다. 

게다가 경제마저 지지부진하게 되었다. 당연한 결과다. ICT경제는 젊은이들의 발랄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분출해야 성장한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이래 우리나라는 말 잘못하면 망한다는 풍토를 만연하게 만들었다. 자기 생각을 감히 꺼내지 못하는 억압적인 사회분위기에서 창조성은 발휘되지 않는다. 디자인 강국 이탈리아가 베를루스코니 억압통치 덕분에 얼마나 망가졌는지 보라. 기가 죽어버린 국민은 더 이상 에너지를 발휘하지 못한다. 2008년의 촛불진압은 젊은이들의 기를 죽여버렸고, 자부심을 잃게 만들었다. 그리고 경제마저 어려워졌다.  자부심의 두 축이 다 무너졌다. 

이게 교과서 때문인가? 교과서에서 부정적으로 묘사된, 그것도 구체적이 아니라 한참 봐서 기운으로 느껴야 되는 그런 것들 때문인가? 차라리  지금 국회에서 집권당이 역사교사, 역사학자를 향해(이제 조만간에 모든 교사, 모든 학자에게로 확대시킬 모양이다) 쏟아내는 수준이하의 냉전적 발언들이 더 부끄럽다. 정말  영어로 번역될까봐 챙피하다. 

국가에 대한 자부심은 교과서가 아니라 국가 그 자체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국가가 제노릇을 하면 자랑스럽고 못하면 쪽팔리는 것이다. 젊은이가 국가를 부끄러워한다면 가장 먼저 부끄러워야 할 사람들이 도리어 교과서 탓을 하고 있는 그 모습이 부끄러운 것이다. 

덧) 뼛속깊이 후진국 근성에 쩔어서 "우리나라 하는 일이 다 그렇지 뭐" 를 입에 달고다니는 5-60대가 오히려 "대한민국 좋은나라." 교과서로 공부한 세대임을 생각해 보라. 국가가 부끄러운 짓을 하면 교과서와 무관하게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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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0. 27.

파시즘적 대중 동원을 원하는 BH, 그러나 현실은 코메디

요즘  새누리당 진영에서 파시즘 동원을 시도하고 있다는 기운이 확 온다.  그러나 그게 잘 되지 않고 오히려 코메디가 되고 있다.

파시즘이 융성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 재료가 될 무차별적 대중이 필요하다. 이들은 마르크스에 따르면 "사회의 썩은 부산물"들이며, 이 보다 완화된 아렌트 표현에 따르면 "계급에조차 소속되지 못한 고립된 사람들"이다.  
변변한 일자리도 없어서 노동조합조차 들어가지 못하고, 가족도 무너지고 시민사회도 없는 나라에서 이들이 소속감을 느낄수 있는 유일한 대상은 바로 "나의 조국"이다. 가진것 하나 없는 이들의 마지막 존엄은 "~ 나라 국민"이라는 사실 하나 뿐이다.
이 존엄이 유지되려면 반드시 필요한 것이 경멸과 증오의 대상이 되는 다른 나라나 민족이다. 즉 저 쓰레기 같은 ",,,나라"놈들과 달리 나는 위대한 "~나라 국민"인 것이다.  물론 이들은 대체로 무식한 계층이기 때문에 위대한 나라 국민이라는 자부심은 간단하고 감성적인 상징을 통해 이루어진다. 국가 상징에 대한 숭배, 과장된 역사책, 그리고 적에 대한 증오심을 복돋는 선동물 등이 그 도구로 사용된다.
그 다음 타겟은 지식인이다. 지식인은 감히 위대한 나의 조국을 객관성이라는 미명하에 깎아 내리려 들고, 위대한 나의 조국의 거룩한 지도자를 민주주의니 뭐니 하는 미명하에 비판하려 들기 때문이다. 어떤 파시즘 운동도 지식인에 대한 대중의 광범위한 분노를 조직하지 않은 경우가 없다. 이렇게 지식인들을 갈아버리면 그 사회에는 지도자에 대한 맹목적인 숭배외에 다른 목소리는 남지 않는다.
우리나라 역시 작년부터 부쩍 국가 상징에 대한 강조가 늘어났다는 점, 그리고 친일파의 후손이라는 비아냥에도 불구하고 일본과 북한이라는 전통적인 정서적인 적대세력에 대한 대립각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파시즘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최근 국정교과서 사태에서 새누리당 지지자들이 보여주는 "학자의 90%가 좌파"라서 궁정화 해야한다는 발상이 조만간 "교사의 90%", "지식인의 90%"가 좌파라는 주장으로 확대되는 것은 시간 문제다. 그 다음 수순은 그 좌파 지식인을 처단하자는 쪽으로 발전할 것이다.
갑자기 무서워진다. 그런데 그 무서운 파시즘 운동이 우리나라에서는 코메디가 되고 있다. 왜 그럴까? 파시즘적 운동에 동원되는 빈곤하고 무식하며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은 국민이 대부분 '노인들'이기 때문이다. 원래 파시즘은 무지하면서 인정받지 못한 청년들의 분노를 자극할때 가장 무섭다. 

이들은 기성세대에 대한 반감과 자신들보다 성공한 사람들, 특히 지식계층과 외국인으로서 성공한(돈을 벌었거나 일자리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열등감을 분노로 폭발시킨다. 이들에게는 힘이 있기 때문에 거대한 숫자로 동원된 분노한 무산 청년들은 순식간에 기존 사회 질서를 뒤집어 버린다.  나치 돌격대, 검은 셔츠단, 그리고 중국의 홍위병이 모두 비슷한 수순을 밟아갔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빈곤, 고립, 그리고 무식이라는 세 키워드가 공교롭게도 연령대와 강한 상관관계를 가진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빈곤한 계층은 노인이며, 가장 고립된 계층도 노인이며, 가장 무식한 계층도 노인이다. 이들이야 말로 "이 나라가 어떤 나란데?" 왜에는 존엄을 증명할 길이 사라진 존재들이다. 따라서 이들은 파시즘적 동원에 가장 열렬하게 참석한다. 
하지만 문제는 전혀 무섭지 않다는 것이다. 파시즘의 생명은 다중의 힘으로 공포를 심어주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파시즘적으로 동원된 노인들은 극렬하고 무모하기는 하지만 무섭다기 보다는 우습다. 나치돌격대나 홍위병을 보면 광기의 공포가 느껴지지만 우리의 파시스트들의 격렬한 투쟁을 보면 그냥 주책바가지다.

입시교육 덕을 톡톡히 보고있다.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파시즘적으로 동원되기에는 너무 먹물을 많이 먹었다. 젊은이의 80%가 대학물을 먹은 나라다. 앗, 그래서 학제 개편해서 학교 다니는 기간 줄이려고 하는건가? 앗, 그래서 교육재정을 자꾸 축소시키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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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0. 16.

교과서 논란을 보며: 교육 문제에 비전문가는 제발 좀 빠져라. 특히 정치 세력은

우리나라는 전문가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다. 뭔 일만 생기면 너도 나도 달려들어 다들 한 마디씩 한다. 이러다 보면 전문성이 높은 사람의 주장이 아니라 목소리 큰 사람, 즉 깽판치고 꼬장부리는 사람의 주장이 진실로 둔갑한다.

의료, 경제, 그리고 교육이 그렇다. 작금의 국정교과서 논란도 바로 이런 비전문가들의 깽판의 하일라이트다.

우선 교과서라는 말 부터 틀렸다. 정식 명칭은 교과용 도서다. 다만 오랫동안 교과서라는 말을 써왔으니 그냥 그렇게 쓰도록 하자. 그런데 오늘날 우리나라에서 교과서라는 절대적인 교본, 교사가 거기서 한 글자라도 벗어나면 문제가 되는 그런 교과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교과서는 교과용 도서에 불과하며, 교사는 교육과정의 목표 달성을 위해 교과서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나 같은 경우, 지리 영역은 교과서를 많이 활용하지만, 정치, 경제 영역은 중학생이 교과서 문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많은 보충자료를 제작해서 수업에 활용한다.

따라서 수업하는 입장에서는 교과서가 국정이건 검인정이건 별로 달라지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교육과정이지 교과서가 아니기 때문이다. 국정교과서가 아니라 초국정교과서라 하더라도 교육과정상의 성취수준과 내용요소 안에서 기술되어야지 그것을 벗어나면 안되며, 만약 벗어났다면 교사 수준에서 수업시간에 배제되어도 할 말이 없다.

게다가 우리나라 교육과정은 다양한 "성취수준"들로 구성된 역량중심교육과정이다. 즉 "이런저런 내용을 가르쳐라"라고 가르칠 내용을 하나하나 규정한 것이 아니라 "이런 저런 능력을 갖추게 하라." 성취수준의 집합이며, 가르칠 내용(내용요소)들은 그 능력을 갖추게 하는데 활용될 재료에 불과하게 되어 있다. 즉 교사는 내용요소들을 적절히 취사선택하여 그 교과가 목표로 하는 성취수준을 달성하는데 가장 효과적이게끔 교육과정을 재구성할 의무(!)를 갖게 된다(물론 이렇게 안하고 교과서대로 따라가는 게으른 교사가 많은게 함정).

따라서 중요한 것은 교과서를 누가 썼느냐, 국정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교육과정이 무엇을 목표로 하고 있느냐다. 그리고 나는 우리나라 교육과정이 5.16, 유신을 미화하고 5.18을 비하할 정도로 퇴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국정교과서라 할지라도 5.16은 쿠데타로 기술하던가 아니면 아예 언급을 얼버무리지, 5.16을 구국의 결단 어쩌구 따위로 쓰지 못하고, 우리나라는 북한과 대치된 상황이니 인권이나 자유를 제한해도 된다 따위의 헛소리는 쓸수 없다는 것이다. 만약 그렇게 썼다면 교육과정 위반이기 때문에 수업시간에 무시 당해도 할 말이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교육과정이 종북 좌파 교육과정이라고?  안타깝게도 현재 교과서에 기반이 되는 교육과정은 노무현이 아니라 이명박 정부때 교육과정이다.  우리나라 자칭 보수세력은 "전 정권" 탓 좀 그만하고, 또 전 정권이 노무현 정권이 아니라 이명박 정권, 새누리당 정권이라는 것도 좀 상기하기 바란다. 

그렇다면 이명박 정부는 왜 그따위 좌파 종북 교육과정을 승인했을까?
 이승만 독재, 5.16 쿠데타, 유신 독재, 4.19. 5.18, 6.10 민주화 운동, 이건 노무현 정권이나 이명박 정권이나 모두 동의할 수 밖에 없는 즉 우리 사회가 합의한 내용이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틈날때 마다 자신이 "유신독재에 항거해서 싸워봐서 아는데" 라고 자랑했던 것을 생각해 보라. 이명박조차 유신에 맞서 싸웠던 것을 자랑하지 반성하지 않았다. 이재오, 김문수 등등 새누리당에 즐비한 반유신 투사 출신들이 "박정희 대통령을 오해해서 감히 맞섰습니다. 반성합니다."라고 하는 거 본적 있는가? 

게다가 교과서는 "교과서적"이다. 교과서를 집필할때는 어디에서도 태클 걸리지 않는 무난한 내용만 집어넣는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내용은 절대 교과서에 수록될수 없다. 따라서 현재 중고등학교에서 사용되는 교과서는 모두 이명박 정부가 고시한 교육과정에 따른 내용을 가장 논란의 여지가 없는 방식으로 수록한 것들이다.

그런데 한국사 교과서가 왜  논란이 되었냐고? 누가 논란을 걸었나 보라. 논란을 건 사람들 중 역사학 전공자, 특히 근현대사 전공자가 있나 보라. 없다. 즉 학계에서는 이미 합의가 끝난 확정적 사실을 일부 우익 정파세력들이 "비전문적 이념"에 사로잡혀서 따지고 든 것이다. 이 사회에서 합의된 사실들을 한 줌의 이념집단이 자신들의 이념의 잣대로 평가하여 멋대로 "종북"딱지를 붙인 것이다. 

애초에  교육당국이 "헌법에서 보장된 교육의 전문성, 자주성, 정치적 중립성의 권리"를 내세워 이런 이념적인 교육침해를 단호하게 막았다면 이정도로 커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러지 못하고 흔들리면서 이 논란이 커지고 말았다. "아버지의 책임을 딸이 질 필요는 없다. 하지만 당신의 아버지는 틀림없는 독재자다."라고 말할 기개도 없고, 반대로  차마 "박정희는 사실 우리나라를 구한 영웅이다. 그를 비난하는 자들은 모두 빨갱이다."라고 말할 염치도 없어서 눈치만 보던 교육부 장관(당시 서남수)이 한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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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대의 교육과 교육운동의 길을 찾아 출항합니다

미래의 희망과 진보를 상징하는 아틀란티스 그 동안 여러분은 얼마나 교육을, 학교를, 교사를 욕했습니까? 또 얼마나 학교를 교사를 상대로 희망을 품었습니까? 하지만 우리는 학교를 교사를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 우리는 막연히 학교가...